[인터뷰] 류원정 “걸그룹 보다 트로트, 나의 운명이죠”

입력 2016-10-0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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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류원정. 사진제공|SH엔터테인먼트

‘트로트 신동’으로 주목받았던 류원정(23)이 최근 싱글 ‘심지’를 발표하고 정식 가수로 데뷔했다.

류원정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 동성로가요제에서 이자연의 ‘당신의 의미’를 불러 주목받은 후 지역에서 ‘신동’이라 불렸다. 대구에서 초등학교 시절 내내 여러 무대에 초청받을 만큼 ‘유명 인사’였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고 찾아온 사춘기에 그는 트로트에 대한 ‘반항심’을 갖게 됐다. 어르신 앞에서 노래하는 게 싫었던 류원정은 중학교 2학년 시절, 당시 대학생이던 언니를 따라 상경했다. 그리고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아이돌 스타를 꿈꾸게 됐다.

에프엑스 크리스탈, 유키스 동호, 달샤벳 수빈, 위너 남태현 등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특히 남태현과는 같은 반 동기동창생이다. 재학 시절 2년간 아이돌 기획사에서 연습생 생활도 2년 했다.

그러나 ‘태생부터 트로트 감성’이었던 류원정은 보컬 트레이너로부터 ‘트로트 색을 빼라’는 말을 잔소리처럼 들었고, 스트레스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이미자의 ‘울어라 열풍아’를 부르면서 트로트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됐다.

“트로트를 부르는 것이 너무 편하고 좋았다, ‘내 길은 트로트’라는 깨달음을 순간 얻었고, 20살에 다시 트로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류원정의 트로트 인생은 모태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내가 태중에 있을 때 엄마가 우울증이 있었는데, 주현미와 이미자의 노래를 많이 듣고 위로를 받으셨다고 한다. 내가 애기일 때 부모님이 들으시던 이미자와 주현미의 노래, 할머니가 들려주신 노래를 습득했다”고 했다.

류원정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낼 돈으로 트로트 레슨을 받았다. 그리고 경험삼아 나섰던 행사 출연 영상을 SNS에 올렸다가 ‘트로트 후계자’란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KBS 제작진으부터 연락을 받고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리고 1등을 했다.

“그땐 정말 열심히 했다. 죽기 살기로 연습했다. 저녁이면 남산에 올라가 ‘불어라 열풍아’를 부르고 내려왔다.”

‘트로트 후계자’ 우승 후 류원정은 많은 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인간미 있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현 소속사 대표와 손을 잡았다.

류원정의 데뷔곡 ‘심지’는 추가열이 작사, 작곡했다. 소속사 대표가 평소 알고 지내던 추가열에 연락해 곡을 받았다. ‘심지’는 추가열은 영화 ‘해어화’를 보고 받은 영감으로 만든 노래다.
“정말 많은 곡을 받았다. 퓨전과 전통이 공존하는 곡을 원했는데, 추가열이 들려준 데모곡이 딱 귀에 들어왔다. 가야금으로 시작하는 도입부터 너무 좋았다. ‘심지’는 전통가요다. 트로트라고 하기엔 ‘가요스러운’ 곡이다. 그래서 나는 류원정 만의 음악스타일이었으면 한다.”

함께 수록된 ‘그대 꽃잎’은 박현빈의 ‘샤방샤방’을 쓴 김지환 작곡으로, 사극 드라마의 OST 같은 분위기다.

류원정은 가수로서 포부를 “전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열어가는 가수”라고 했다. 그리고 “전 국민이 좋아하는 가수, 딸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이돌 연습생으로 2년간 연습한 덕에 춤 실력이 뛰어난 것도 트로트 가수로서 그만의 경쟁력이다. 류원정은 젊은 세대도 트로트와 전통가요를 즐기는 모습에서 희망을 더욱 키우고 있다.

“처음엔 30대 이상이 핵심 타깃층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행사에 나가보면 10대나 20대가 좋아해줘 더욱 의욕이 불타오른다. 트로트, 정말 좋은 음악이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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