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NC전에서 나온 심판합의판정의 묘미

입력 2016-10-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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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호준이 끝내기 타점 기회를 놓쳤다. 4일 마산 넥센전서 1-1 동점이던 9회말 2사 1·3루서 1루수 앞 땅볼을 치고, 7분이나 지속된 합의 판정 끝에 아웃 판정을 받았다. 중계카메라로 리플레이를 확인하고 있는 이호준.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일찌감치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한 팀간의 맞대결이라는 점이 다행스러웠다.

넥센과 NC의 시즌 15차전이 벌어진 마산구장. 9회 승부처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1-1로 팽팽히 맞선 9회말 NC 공격. 2사 1·3루 끝내기 기회에서 대타 이호준이 1루수 방면으로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다. 일단 넥센 1루수 채태인이 기막힌 다이빙으로 타구를 멈춰 세웠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한 채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투수 이보근은 뒤늦게 베이스커버에 들어간 탓에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졌다. 나광남 1루심은 간발의 차이로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자 NC 김경문 감독이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했다. 3루 주자 이상호가 이미 홈을 밟은 터라 만약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되면, NC가 끝내기 승리를 거두는 상황. 원심이 유지되면 연장에 돌입해야 했다. 화면상으로도 간발의 차이였고, 승패가 갈리는 상황이라 심판진도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했다. 7분이 지나서야 원심 그대로 아웃 판정을 내렸다.

KBO리그는 2014시즌 후반기부터 심판합의판정제를 시행하고 있다.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놓고 합의판정을 진행한 경우는 꽤 있지만, 이날과 같은 상황은 드물었다. 5월5일 잠실 두산-LG전에서 홈 충돌 관련 합의판정으로 경기가 끝난 것이 유일한 사례다. 만약 PS와 같은 큰 경기에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심판진의 머리가 꽤 아플 듯하다. 이날 NC도 9회 2사까지 1-0으로 앞서던 경기를 연장 끝에 1-3으로 역전패한 터라 아쉬움이 컸을 터다. 김경문 감독의 개인통산 800승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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