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지훈 “‘아수라’, 좀비처럼 처절하고 열정적으로 촬영한 작품”

입력 2016-10-11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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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10년차. 첫 데뷔작이었던 드라마 ‘궁’의 얼음왕자 주지훈은 없었다. 확실히 그는 성장해 있었다. 영화 ‘아수라’에서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정만식 김원해 라는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 속에서도 주지훈은 기죽지 않았다.

영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악인들의 전쟁을 그렸다. 극중 문선모 역을 맡은 주지훈은 정우성의 불꽃 눈빛 속에서도 황정민의 악랄한 눈빛을 받아내면서도 자신이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지훈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배우 인생에서 이번 영화를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난이도 최상이었다고 표현했다. 얘기를 하면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 그는 “정말 다들 좀비처럼 달려들며 뭐가 더 없을까하며 열정을 쥐어짰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열정으로 만든 영화 ‘아수라’는 개봉 전부터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며 화제몰이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개봉 후 호불호가 확 나뉘어버린 폭력 수위 논란으로 흥행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에 주지훈은 “공감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음을 리얼하고 처절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 정도까지 해서 절벽 끝으로 몰아넣어야 주인공들의 감정에 공감할 것 같았다”고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좋은 평은 가슴이 담고, 나쁜 평은 지운다. 관객이 보라고 만든 거니까 많이 봐주고 공감해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관객이 좋아하는 것만 따라가면 획일화 된다. 그건 관객들의 손해라고 생각한다”

정우성과 맞붙은 장면에 대해서는 “대본만으로도 감정이 명확하게 보일 정도로 자신 있었는데, 실제로는 감정표출이 너무 힘들었다. 결국 소주 글라스 2잔을 원샷하고 완성시켰다. (정)우성이 형이 차가운 맨 바닥에 앉아 감정을 기다려줬다. 온갖 미안함과 왜 이러지 하는 스트레스가 빵 터져서 그런 그림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지훈은 영화 개봉 전 각종 공식 행사들에서 보여줬던 형들(황정민 정우성 곽도원 정만식)과의 브로맨스 케미에 “형들을 내가 까불어 주는 걸 좋아한다. (웃음) 그들이 주는 신뢰는 어마어마했다. 연기 귀신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감정폭발이 안될 수가 없다. 우성이 형이 놀리면 정말 열 받고, 정민이 형이 쳐다보면 뒷걸음질이 절로 쳐진다. 그리고 형들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성격이 아니다. 정말 배려 그룹 같다”며 만연의 미소를 띄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술자리에 대한 에피소드도 빼놓지 않았다. “형들도 나도 술을 좋아한다. 나는 술에 취하면 집으로 가는 버릇이 있다. 어느 날은 부산에서 우성이 형이랑 노래방까지 갔는데, 눈을 떠보니 (서울) 집이더라. 그렇게 늘 형들 몰래 도망(?)을 치는데도 누구 하나 그런다고 욕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또 공개 열애 중인 연인 가인에 대한 질문에는 “영화 제작비가 110억이다” 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아꼈다.

배우 인생 가장 치열하고 힘들게 그려냈다는 영화 ‘아수라’에 대한 소회를 물으니 주지훈은 “늑대가 되고 싶었지만 늑대가 되지 못했던 (문)선모가 아프다. 내 연기가 아쉽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엔딩에 실망했을 관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생기지만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설득력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설정이 과해도 좋고 재미로 흥미로 이해시켜도 좋고…(내 작품)을 본 이들이 소주 한 잔 하면서 도란도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 시간을 채워줄 수 있다는 뿌듯함을 갖고 싶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앤드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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