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상명의 ‘레벨업 펀치’…“리우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게임 캐릭터 비유

입력 2016-10-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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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명은 충남 일원에서 펼쳐진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매운 주먹’을 휘둘렀다. 그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통해 자신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청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전국체전 활약…도쿄올림픽까지 만렙 달성 다짐

함상명(21·용인대)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선 대한민국 유일의 복서였다. 그리고 후회 없이 싸웠다. 당당한 도전 끝에 복싱 남자 56kg급(밴텀급)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졌지만 기뻤다”는 뜻밖의 한마디는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한국복싱은 당초 1명의 선수도 올림픽 본선에 나가지 못할 뻔했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주요 국제대회에서 국내선수들이 내리 탈락했다. 이 때 기적이 일어났다. 동일체급의 아르헨티나선수가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서 함상명에게 기회가 왔다. 문제는 짧은 시간이었다. 잠시 복싱을 잊고 쉬고 있던 터였다.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도 빠듯한데, 풍토병 예방접종 등 리우로 향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했다. 혹독한 훈련 때문에 늦잠을 자다 하마터면 한국선수단 본진이 이용한 전세기를 놓칠 뻔했다.

그로부터 2개월이 흘렀다. 함상명은 충남 일원에서 열린 제97회 전국체육대회(7∼13일)에 출전해 매운 주먹을 휘둘렀다. 마침 전국체전 복싱 경기가 펼쳐진 지역은 매운 고추로 유명한 청양이었다. 자신을 ‘게임 캐릭터’에 비유한 그는 “능력치가 제로(0)였는데, 리우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에 계속 능력을 향상시키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리우올림픽이 마냥 편안했던 것은 아니다. “즐거웠다”지만, 극심한 긴장과 부담 속에서 애써 찾은 즐거움이었다. 4년 뒤에는 “여유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목표를 이루려면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단련해야 한다. 스텝과 호흡, 체력이다. 복싱의 기본이 흔들린다고 했다. 전국체전이 끝나고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위한 연말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뒤에는 일본에서 동계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게임의 나라’에서 스스로를 키우겠다는 의지다. 전국체전에서 양궁 등 일부 종목이 지상파TV로 생중계된 데 반해 복싱은 여전히 외면 받고 있는 아픈 현실도 긍정의 자극제가 됐다.

“정답은 하나다. 내가 잘해야 한다. 재미있는 복싱을 보이지 못하면서 사랑을 구할 수는 없다. 대개 애니메이션 주인공과 게임 캐릭터들은 모두의 사랑을 받지 않느냐. 내 자신이 그 역할을 하겠다.”

청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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