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락비의 또 다른 얼굴 ‘바스타즈’...알고보면 센 녀석들

입력 2016-11-08 0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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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에게 유닛 활동은 모태가 되는 그룹에서 외연을 확장하는 기회이자 멤버가 원하는 특정 음악 색을 강화하는 도전이다. 그룹 빅뱅 유닛 GD&TOP이 빅뱅의 대중적인 음악과는 조금 다른 힙합 장르를 강조한 노래를 선보이고, 그룹 엑소 유닛 첸백시가 남성적인 군무 대신 자유롭고 귀여운 매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룹 블락비에는 유닛 블락비 바스타즈가 있다. 피오, 유권, 비범 세 멤버로 구성된 블락비 바스타즈는 블락비 자체의 음악세계를 더 폭넓게 확대하는 방향을 잡고 활동 중이다. 개구진 악동스러운 블락비와는 다른 결은 보여주는 블락비 바스타즈는 블락비의 많은 색깔 중에서도 남성성에 무게를 둔다.

“블락비 외적으로 자유로운 센 색깔을 만들기에 우리 세 명이 잘 어울려요.” (비범)

“블락비와는 또 다른 섹시함, 강함이 우리 유닛의 특징이고, 저희 세 멤버는 그에 최적화돼 있다고 생각해요.” (유권)

2015년 1집 ‘품행제로’에 이어 지난 10월31일 2집 미니앨범 ‘WELCOME 2 BASTARZ’를 발표했다. 신보는 블락비 프로듀서 지코의 색을 빼고 세 멤버의 곡 참여로 완성돼 주목받았다. 하지만 피오는 “지코를 뺀 게 아니다. 지코 테두리 안에 있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은 블락비라는 큰 틀에서 바스타즈가 파생됐다는 것.

“지코가 너무 바빠서 부탁을 못한 것일 뿐이에요. 우리는 지코 테두리 안에 있고 싶습니다.(웃음) 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부담이 됐죠. 바스타즈의 다음이 있으려면 이번 앨범이 잘 돼야하니까요.”

“타이틀 곡 빼고는 우리가 다 만든 느낌이라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성장할 수 있었어요. 팬들도 새로워 하세요. 다양한 음악들 수록돼 있고 완성도를 자부해요.” (비범)

피오


특히 피오는 선공개된 노래 ‘이기적인 걸’ 뿐만 아니라 타이틀곡 ‘Make It Rain’을 비롯해 ‘That`s Right’, ‘숨은 그림 찾기’에 참여했다. 타이틀곡이 1집 ‘품행제로’의 강렬함을 이어가는 소위 말하는 ‘블락비스러운’ 곡이라면, ‘이기적인 걸’은 전작에서 보여준 센 느낌을 완벽히 지운 팝댄스와 재지(Jazzy)한 세련된 멜로디가 돋보이는 노래다.

듣는 입장에서 블락비 바스타즈의 새로운 정체성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이에 타이틀곡을 ‘블락비스럽게’ 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굉장히 좋아하며) ‘이기적인 걸’을 회사에서도 멤버들도 굉장히 좋아했어요. 하지만 무대는 화려해야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고, 센 느낌의 곡을 타이틀로 정했죠.” (피오)

“유닛 색깔을 확실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필요했어요. ‘이기적인 걸’도 타이틀로서 손색이 없죠. 하지만 ‘품행제로’ 같은 걸로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쪽이 많았어요.” (유권)

“아쉽지 않아요. 헤헤” (피오)

블락비 바스타즈는 블락비가 그러하듯 보는 음악을 추구한다. 화려한 무대로 듣는 재미까지 충족시켜준다. 이번 ‘Make It Rain’에서도 멤버들은 진한 메이크업과 현란한 의상으로 시선을 끈다. 세 멤버는 샤방샤방하고 귀여운 패션을 원하는 팬들 요청을 일부러 듣지 않을 정도로 바스타즈만의 색깔 만들기에 집중했다.

“얼굴에 그림도 많이 그리고 입술도 강렬하게 해 봤어요. 빨간 색으로 진하게 칠했죠. 립스틱 정보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유권)

“저는 만화 캐릭터 같다고들 해요. 뽀글이 인형이랑 닮았다고요. 원래 스타일링을 할 때 겁을 안 내고 시도하는 걸 좋아해요. 재미있잖아요.” (피오)

유권


하지만 유닛의 신곡은 음원사이트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멤버들은 가감 없이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사실.. 음원 성적이 우리가 생각했던 거 보다 많이 안 좋아서 ‘Make It Rain’을 준 딘 형에게 많이 미안해요. 딘 형에게 의뢰한 지코 형한테도, 회사에도 미안해졌어요. 어느 정도는 순위에 있다가 내려오겠지 싶었죠. ‘Make It Rain’이 조금 시끄러워서 감안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시끄러웠나봐요.” (피오)

“솔직히 100위 안에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블락비로서도, 바스타즈 이전 앨범으로도 순위가 이런 적이 처음이거든요. ‘Make It Rain’이 그런 뜻이 아닌데 차트 순위가 주르륵 비 오듯 내려갔어요. 아직도 슬픈 마음이 남아있어요. 내로라하는 아이돌들이 다 나왔어요. 전쟁통이 따로 없죠. 하지만 음악방송 보는 재미는 있는 거 같아요.” (유권)

“무대로라도 최선을 다해서 보여드리려고 해요. 다양한 퍼포먼스. 귀로 듣는 음악 못지않게 눈으로 보는 음악을 추구해요.” (비범)

“요즘은 예전 곡도 좋으면 차트에 오르는 시대잖아요. 우리 무대 보고 노래가 차트에 올랐으면 좋겠어요.” (유권)

비범


멤버들은 남자들도 인정하는 그룹이 되기를 소망했다. 남성 팬들에 대한 집착증세(?)를 의심받을 정도로 남자 팬들 댓글과 관련된 이야기를 유독 많이 했다. 이에 대해 피오는 “집착이 아니다”라며 “동성인 남자들이 봤을 때 멋있는 게 좋다”고 집착설(?)을 부인했다.

“남자들이 봐도 멋있는 그룹, 원타임 같이 남자답고 멋있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 댓글 중에 ‘얄미운데 무대는 잘하네’라는 칭찬을 들을 때 정말 기뻐요. 음악만으로 저희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다는 거잖아요.” (피오)

“남성 팬들이 멋있게 봐주면 정말 뿌듯하죠. 저 뿐만 아니라 멤버들 모두 모니터링을 하려고 많이 검색 해봐요.” (비범) -참고로, 피오에 따르면 비범은 하루에 50번 정도 자신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한다-

“남자들이 따라하고 싶어 하는 그룹이 된다면 좋죠. 댓글 중에 ‘저 팀만큼 센 팀 없다’는 게 있었어요. 다른 팀이 표현할 수 없는 분위기를 낸다는 말이 힘을 줘요.” (유권)


2011년 데뷔한 블락비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바스타즈 역시 유닛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최근 음악 방송 출연을 통해 고참이 됐다는 걸 실감한 세 멤버들은 남녀노소 더 많은 팬들에게 존재를 알리고 싶은 포부를 전했다.

“이번에 음악방송에 나갔는데 왁스 선배님 다음으로 저희더라고요. 너무 놀랐어요. 신인들이 인사할 때마다 응원해주고 싶었고 그러면서도 이렇게 멋있는 친구들 많이 나오고 있으니 우리도 뒤처지지 않고 존경할 수 있는 선배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죠. 신화 선배처럼 오래하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각자 활동하더라도 블락비라는 이름으로 뭉칠 수 있는...” (유권)

“멤버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항상 많이 해요. 구체적으로는 그림이 그려지진 않았지만 각자의 미래를 생각해야할 때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연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고등학생 때 같이 연기했던 친구들과 ‘소년’이라는 극단도 운영 중이죠. 지난 2월에 연극 공연도 했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 영화에서도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피오)

멤버들은 “우리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걸 보여주겠다. 우리가 표현하는 걸 많이 봐 달라”고 멋진 유닛으로 기억될 각오를 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블락비 바스타즈는 ‘품행제로’가 일본어로 번안돼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듯 2집 미니앨범 ‘WELCOME 2 BASTARZ’로도 일본을 비롯한 해외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더불어 블락비 역시 내년 신보 발매를 목표로 작업에 한창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세븐시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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