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전개가 사라졌다. 타이트한 스토리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 13회는 예상 밖의 전개와 계속되는 사건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불붙은 속도감에 시작과 동시에 끝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열연 또한 꿀잼을 만들고 있다.
이날 함복거(주진모 분)의 최종 공판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안겼다. 차금주(최지우 분)와 마석우(이준 분)는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재판부는 함복거에게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법정신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1차 공판에서 차금주는 부검서 별첨자료가 누락된 것을 지적하며, 검찰을 수세에 몰았다. 그러나 박혜주(전혜빈 분)가 증인석에 오르며 판세는 뒤집혔다. 박혜주는 자살한 부검의에게서 문제의 이물질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물질에는 함복거의 별명이 쓰여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마석우는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들은 간접증거에 불과하다며, 피고인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하지만 사건의 진범인 강프로(박병은 분)가 신분을 속인 채 증인으로 등장, 사건 장소에서 함복거를 목격했다고 말하며 쐐기를 박았다. 결국 1차 공판은 불리한 상황으로 끝났다.
이후 차금주와 마석우는 재판부를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수집해나갔다. 최종공판이 열린 날, 차금주는 함복거의 단골 세탁소 주인을 증인으로 세웠다. 그리고 함복거가 입었던 셔츠가 범행 당일 세탁소에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때문에 강프로의 위증 사실이 드러났지만, 재판부는 변호인 측의 제 3자 범행 가능성보다는 검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상황에서 차금주는 또 다른 기회인 ‘노숙소녀 사건’ 재심을 청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노숙소녀 사건’의 피의자 경환(최원홍 분)도 찾은 것이다. 오성을 겨냥하는 차금주의 결단에 이동수(장현성 분)는 이를 막으려 나섰다. 함복거에게 차금주의 목숨을 놓고 협박을 가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차금주는 ‘노숙소녀 사건’ 재심 청구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했다. ‘노숙소녀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태오(이현욱 분)와 만나, 사건 전말에 관한 이야기를 녹취했다. 하지만 그 장소에 강프로가 등장하며 살벌함을 자아냈다. 강프로는 차금주에게 총을 겨눴고, 차금주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맞섰다. 1발, 2발, 그리고 마지막 총성이 울려 퍼지는 엔딩은 차금주에게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노숙소녀 사건’의 재심은 함복거를 구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차금주는 목숨도 아깝지 않다는 각오로, 이 사건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반드시 실체를 밝혀내고자 결심했다.
이날 반전을 거듭하는 법정신으로 시작해, 새롭게 시작된 차금주의 싸움, 그녀를 처리하려는 이동수, 강프로의 살벌한 움직임 등이 차례로 몰아쳤다. 처음부터 끝까지 쫄깃했던 전개는 시청자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점점 몰입도가 더해지는 이야기는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차금주가 앞으로 어떻게 싸워나갈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 관심이 모아진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