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vs 김은숙①] 박지은 ‘일당백’ 캐릭터 vs 김은숙 ‘심쿵’ 대사

입력 2016-11-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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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tvN 드라마 ‘도깨비’(아래). 사진제공|문화창고·화앤담픽처스

‘푸른 바다의 전설’ 박지은, 전지현과 재회
망가지는 캐릭터 ‘별그대’ 영광 재현 나서
‘도깨비’ 김은숙, 판타지 로맨스 장르 도전
전매특허 설레는 대사·진한 애정신 기대

박지은(40)과 김은숙(43). 이름만으로도 시청자의 기대를 모으는 스타 작가다.

한국 드라마를 대표하는 두 사람은 화려한 필력을 자랑한다.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 기록을 써온 두 사람은 국내 안방극장은 물론 꺼져가던 한류드라마 시장에도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이들은 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인 30∼40대 여성이 좋아할 만한 소재와 대사를 ‘귀신같이’ 끄집어낸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빛을 발한 솜씨는 톡톡 튀는 대사와 화려한 볼거리를 통해 짜릿한 쾌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 자신만의 브랜드가 확실하다.

그런 이들이 처음으로 같은 시기에 시청률 대결을 펼치게 됐다. 박지은 작가는 16일 첫 방송하는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을, 김은숙 작가는 12월2일 케이블채널 tvN ‘도깨비’를 선보인다. 두 작가가 지닌 각기 특장과 스타일은 그 차기작의 성공 여부를 가늠케 하는 잣대가 된다.


● 박지은…‘남자보다 여자 캐릭터’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두 편의 ‘여왕 시리즈’만 보더라도 박지은 작가의 색깔을 알 수 있다. 여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한다. 여주인공의 드라마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덕분에 ‘여왕 시리즈’에 출연한 김남주를 비롯해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전지현이 데뷔 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다.

평소 여성스럽고 내성적인 박 작가의 성격이 투영된다는 평가다. 박 작가는 대본 집필 전 평소 캐스팅하고 싶은 여배우를 떠올리거나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해당 연기자의 행동이나 습관 등을 관찰한다. 실제로 박 작가는 ‘별그대’ 집필 전 전지현을 만나 그의 말투나 행동 등을 보고 천송이 캐릭터를 완성했다.

예능 작가 출신다운, 감출 수 없는 유머 감각도 자랑한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의외의 웃음을 안기는 재능이 뛰어나다.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그 안에 코믹함을 잘 곁들인다. ‘여왕 시리즈’에 이어 ‘넝쿨째 굴러온 당신’까지 세 편의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김남주는 김 작가의 강점이 “코믹함”이라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준다”고 말했다.

‘별그대’ 성공 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푸른 바다의 전설’ 역시 박 작가의 특장이 고스란히 녹아들 전망이다. 박 작가는 ‘별그대’에서 호흡을 맞춘 전지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이번에도 그를 빛나게 해줄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전지현의 망가지는 코믹 연기가 돋보였다.



● 김은숙…강도 높은 애정신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귀재라 불릴 만하다. 김 작가의 이름을 알린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프라하의 연인’, ‘연인’ 등 연달아 선보인 ‘연인’ 시리즈를 보더라도 ‘남녀상열지사’에 강한 애착이 있다. 반복된 패턴으로 “자기복제”라는 비난도 받지만, 김 작가는 “그 틀을 깨는 게 고민”이라면서도 “왜 나한테만 틀을 깨라고 강요하느냐”고 항변한다. 그러면서 “가장 재미있게 쓸 자신이 있는 장르가 진하고 야한 사랑 이야기”라고 강조한다.

이후 김 작가는 자신의 전매특허를 살린 드라마를 속속 내놓았다. “작정하고 재미있게 썼다”고 자부하는 ‘시크릿 가든’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줬고, ‘상속자들’에서는 10대 고등학생들의 ‘애송이’ 같은 사랑 이야기로 아슬한 수위를 넘나들었다. ‘신사의 품격’에서도 40대 남녀의 사랑을 진하면서도 설렘의 시선으로 풀어내 화제를 모았다.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태양의 후예’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김 작가의 드라마는 무엇보다 큰 중심축이 되는 남녀주인공 못지않게 일명 ‘서브’ 주연들에게까지 입체감을 불어넣는다. ‘시크릿 가든’의 김사랑, ‘신사의 품격’의 이종혁·김정난, ‘상속자들’의 김우빈, ‘태양의 후예’의 진구·김지원 등은 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이전보다 한 단계 오른 위상을 차지했다. 그런 점에서 ‘태양의 후예’ 이전부터 3년의 시간을 공들인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 공유 못지않게 이동욱도 기대를 모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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