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언니 잃은 블랙핑크는 꽃길 걸을 수 있을까

신인 그룹 블랙핑크가 데뷔 3개월만에 언니를 잃었다. YG 엔터테인먼트가 25일 2NE1의 해체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투애니원 이후 YG가 7년 만에 내놓은 블랙핑크는 YG 막내인 동시에 YG 내 유일한 걸그룹이 됐다.

데뷔한 지 3개월된 블랙핑크를 두고 색깔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도대체 콘셉트가 무엇이냐’ ‘투애니원의 아류다’ 등의 반응이다. 하지만 무의미한 의견들이다. 걸크러시한 블랙과 소녀스러운 핑크가 합쳐진 게 블랙핑크의 색깔이며, 모호하다면 모호한 게 콘셉트다. 어떻게 블랙과 핑크가 찰떡같이 하나가 될 수 있겠는가.

YG 양현석 대표는 애당초 블랙핑크를 “투애니원과 굳이 차별화하지 않으려 한다”고 소개했다. 기획사마다 선호하는 분위기, 음색이 있기 마련인데 YG표 걸그룹은 투애니원을 큰 줄기로 하는 셈이다.

양현석 대표의 말처럼 투애니원은 YG에서 성공시킨 유일한 걸그룹이다. 20여 년 전 스위티라는 그룹을 론칭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고,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 이전에 투애니원은 YG 유일의 걸그룹이었다. 특히 투애니원은 데뷔부터 활동 마지막까지 흥행에 실패한 노래와 앨범이 없었던 그룹이다. 프로듀서 테디 역시 투애니원을 진두지휘하면서 YG만의 특색있는 걸그룹, 음악적 색깔을 구상할 수 있었다. 힙합부터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다.

이런 점에서 투애니원은 프로듀서로서 탐나는 성공 모델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고 YG에게 투애니원은 향후 론칭할, 당장은 블랙핑크 성공을 위해 적용해야할 비전이기도 하다. 지금의 블랙핑크에게서 투애니원이 보이는 게 당연하다.


다만, 블랙핑크는 투애니원이 데뷔한 지 2년만에 선보이기 시작한 감성적인 음악에서부터 시작한 그룹이다. 투애니원이 낼 수 없었던 섹시한 분위기까지 더해 ‘휘파람’ ‘불장난’ STAY'를 완성하고 ‘붐바야’로 오빠를 부르는 ‘센 소녀’를 보여줬다.

투애니원이라는 대형 선배들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신인 블랙핑크는 걸크러시의 대명사 투애니원과 포미닛이 해체된 현 가요계에서 센 언니들(아직까지는 센 동생들이다)의 역할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재미있는 그룹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소녀스러운 콘셉트의 걸그룹들이 대세인 가요계에 다양성을 보장해 줄 잠재력이 블랙핑크에게 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