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맥키네스. 사진제공|KBL
최하위 kt 시즌 두 번째 5연패 수렁
동부는 ‘2016∼2017 KCC 프로농구’에서 새로운 팀 색깔을 보이고 있다. 센터 로드 벤슨(206.7cm)과 언더사이즈 빅맨 웬델 맥키네스(192.4cm)에게 골밑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하는 대신 장신 포워드 김주성(205cm)과 윤호영(196cm)은 외곽에 머무는 시간을 늘렸다. 전통적으로 높이를 앞세우는 까닭에 ‘동부산성’으로 불렸으나, 올 시즌에는 골밑에 집중하지 않고 장신 선수들의 활동반경을 넓히는 전략으로 시즌 초반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동부는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모비스와의 2라운드 홈경기에서도 내·외곽의 밸런스를 앞세워 87-74 로 이겼다. 벤슨이 23점·17리바운드, 맥키네스가 32점·6리바운드를 올렸다. 김주성은 외곽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14점을 책임졌다.
벤슨, 맥키네스, 김주성이 번갈아가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김주성은 1쿼터에만 3점포 2개 등 10점을 쏟아냈다. 벤슨은 골밑에서만 6점을 보탰다. 그 덕에 동부는 1쿼터부터 22-12, 10점차로 도망갔다. 2쿼터는 맥키네스의 원맨쇼였다. 맥키네스가 홀로 17점을 터트려 동부는 46-28, 18점차로 달아났다.
동부는 2쿼터 종료 직전 벤슨이 개인파울 4개째를 범해 위기를 맞는 듯했으나, 김영만 감독은 3쿼터 시작부터 벤슨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 대신 벤슨에게 모비스 함지훈(18점·3어시스트) 수비를 맡겨 파울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벤슨은 추가로 파울을 범하지 않고 잘 버텼고, 공격에서도 골밑 플레이와 자유투로 9점을 보탰다. 모비스가 3쿼터 들어 맹추격했지만, 동부는 벤슨과 10점을 책임진 맥키네스의 활약으로 72-54로 점수차를 유지했다. 4쿼터도 비슷했다. 모비스가 쫓아오면 동부가 도망가는 형국이었다. 김주성은 4쿼터에 4점에 그쳤지만, 팀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마다 득점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모비스는 2쿼터까지 국내선수들 중 함지훈만 득점(6점)에 가담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오늘처럼 국내선수들이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어렵다. 공격은 아니더라도 수비 등 궂은일에도 참여해줬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잠실에선 전자랜드가 SK를 78-66 으로 제압했고, 안양에선 KGC가 kt를 96-71로 완파했다. ‘부상병동’으로 전락한 최하위 kt는 시즌 2번째 5연패를 당했다.
원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