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디카프리오, 2016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선정

입력 2016-12-01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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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사진­|동아닷컴DB-GettyImages/이매진스

김동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사진­|동아닷컴DB-GettyImages/이매진스

신화 김동완부터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2016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세밝사)’ 수상자 명단이 발표됐다.

환경재단은 28일 ‘2016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세밝사)’ 수상자 19팀을 공개했다. 세밝사는 한 해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눔과 헌신, 도전과 열정, 웃음과 감동을 통해 어둡고 그늘진 곳을 따뜻하게 밝혀준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상하는 상으로,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 11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세밝사’는 11월 3일부터 18일까지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600여명의 후보를 추천 받아 21일 각계 전문가 10명이 모여 사회봉사(4팀), 환경개선(2팀), 고난극복(2팀), 재능문화(4팀), 사회혁신(7팀) 등 5개 분야로 나눠 19팀의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우선 사회봉사 부문에서는 수원 지적장애 노숙소녀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친부살인 김신혜 사건 등 억울한 누명을 쓰고 법률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서 무료변호로 재심을 이끌어 낸 박준영 변호사가 상을 받는다. 금전 만능주의 시대에 돈이 되지 않은 재심사건을 맡아 ‘바보 변호사’로 불리면서도 힘 없는 의뢰인을 위해 헌신한 점을 높이 샀다.

또 다섯 아이의 엄마로 세월호 참사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리멤버0416’을 만들고, 매주 월요일 명동성당에서 1인 시위를 1000일 가까이 해오고 있는 오지숙 주부도 사회봉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세월호 유가족과 일반시민 등이 참여해 만든 '네버엔딩 스토리 416'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세월호가 잊혀지지 않고 해결될 수 있도록 외로운 호소를 계속하고 있다.

환경개선 분야에서는 ‘환경보건시민센터’(최예용 소장)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수상을 하게 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12년 정부가 손 놓고 있을 때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에 나서 피해사례 95건을 6개월 동안 보고서로 만든 결과, 민관 공동으로 폐 손상 조사위원회가 꾸려져 2014년 살균제와 폐 손상의 인과관계를 공식 확인케 한 공로다.

영화 '비치(2000)'를 촬영하면서 당시 해변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은 것을 계기로 환경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재단을 설립해 환경·기후변화, 야생동물 보호 등에 관한 프로젝트를 실행한 것이 환경개선 부문 수상자로 선택된 이유다.

고난극복 부문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 논란을 이유로 사퇴를 종용 받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상을 받게 됐다. 최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자 영화단체연대회의가 정치적 보복이라며 반발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능최고령 도전자’ 김정자 할머니(79)도 고난극복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최고령 수험생으로 응시한 학생으로 배움에 한이 맺혀 2013년 청암중고에 입학 후 4년 동안 한번도 결석도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국내 연예인으로는 유일하게 ‘신화’ 김동완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재능문화 부문 수상을 하게 됐다. 김동완은 위안부할머니, 해외 지진피해, 미혼모 등을 위해 13년 동안 3억 원이 넘는 돈을 기부해 ‘어떻게 돈을 써야 하는지 보여준 참 아름다운 청년’으로 떠올랐다. 또 옥시 불매운동 문제부터 최근 광화문 촛불현장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현안에 대한 소신을 드러내 뚜렷한 주관을 가진 스타로 자리잡았다.

사회혁신 분야에서는 올해 촛불정국으로 인해 유난히 사회혁신 분야 수장자가 많았다. 한겨레신문 특별취재팀은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보도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문을 열었다. ‘JTBC 보도국’은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 PC를 입수해 최순실 국정개입의 결정적인 증거를 내놔 촛불정국의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한양대 키다리은행은 ‘헬조선’ ‘흙수저’로 불리는 청년세대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협동조합을 통해 신선한 품앗이 금융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소액 신용대출 '숏다리펀드'를 운영하면서 ‘수익보다는 되돌아오는 신뢰와 믿음이면 충분하다’는 운영방침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39건에 이르는 의혹 사건에 대해 민원 제기로 촉발된 이화여대 사태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토론과 투표를 통해 해결한 ‘이화인’이 ‘달팽이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상을 받게 됐다. 본관 내부에서 진행된 매일 밤 자유토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이화이언’을 통한 온오프라인 양방향 의사결정 과정인 ‘느린 민주주의’에 결국 총장과 대통령이 백기를 들게 만들었다.

‘제11회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의 꽃은 ‘100만촛불국민’에게 아낌없이 주었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이 불러온 전국 촛불시위 현장에서 평화와 질서, 쓰레기 없는 문화를 실천한 100만 촛불 국민이야말로 부당한 국가권력의 독선과 오만에 맞서는 민주주의 승리의 현장임을 여실히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부산 냉수천사’ 이재형(사회봉사), 석관동 두산아파트 주민회(사회봉사),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닷워치’ 김주윤 대표(재능문화), 1인미디어 개척자 ‘미디어몽구’ 김정환(재능문화), 영화 ‘자백’ 감독 최승호(재능문화), ‘대한민국 효녀연합’ 홍승희(사회혁신), 경북인터넷고 이무영 교감(사회혁신) 등이 올해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이다.

심사를 맡은 환경재단 ‘2030에코포럼’ 공동대표단(노소영, 박재갑, 최열, 최재천, 한비야)은 “고난극복과 봉사, 각종 재능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헌신한 사람을 찾고 널리 알리고자 했다”면서 “권력과 물질만을 좇는 세상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능력을 발휘해서 촛불처럼 세상을 밝게 비추는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밝사’는 지금까지 사회 각계 저명인사뿐 아니라, 야쿠르트 아주머니와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등이 수상자로 선정되어 공익 광고에 활용되는 등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만드는 연말 수상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역대 수상자는 2014년까지 10회 행사를 치르면서 총 453팀이 선정됐다. 1회 고 앙드레 김(2005년), 2회 고 백남준 작가(2006년), 3회 강풀 만화가(2007년), 4회 션&정혜영 부부(2008년), 5회 추신수(2009년), 6회 고 한준호 해군특수전부대(2010년), 7회 뽀로로(2011년), 8회 공옥진 여사(2012년), 9회 버스커버스커(2013년), 10회 용인제일초 ‘꼴찌 없는 달리기팀’(2014년) 등이 주요 수상팀들이다.

한편 ‘제11회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은 12월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환경재단 후원의 밤과 함께 진행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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