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격투기 대축제’ 로드FC 035, 그 희비의 순간들

입력 2016-12-12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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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XIAOMI ROAD FC 035는 경기 하나 하나가 메인 이벤트에 올려도 손색이 없을 빅매치였다. 경기력 또한 그에 걸맞게 명승부였다. 4년 만에 복귀한 전(前) 챔피언 이은수는 노련함으로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고, 어느새 라이트급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한 난딘에르덴 역시 업킥을 시작으로 거친 공격으로 ‘베테랑 파이터’ 박원식을 침몰시키며 라이트급의 세대교체를 보여주었다. 김승연과 브루노 미란다의 진검승부는 긴장감 넘치는 수준 높은 타격전으로 장내를 침묵시키고, 또 환호하게 만들었다. 뒤이어 ‘1Minute’ 김수철은 상대인 시미즈 슌이치를 맞아 암바로 승리했고, 내리 이어진 세 개의 타이틀전은 챔피언들이 저력을 보여주며 모두 방어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차정환은 연장 접전 끝에 힘겹게 승리한 반면 무제한급 마이티 모와 라이트급 권아솔은 1라운드에 상대를 격침시켰다. 특히 권아솔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도전자인 사사키 신지를 쓰러뜨려 지난 경기에서 얻은 후두부라는 오명을 한 번에 씻어냈다.

ROAD FC 그리고 대한민국 MMA의 세대교체

이번 대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신구대결 그리고 종합격투기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신인 선수간의 치열한 경기였다.

우선 XIAOMI ROAD FC YOUNG GUNS 31에서 펼쳐진 이정영과 김호준의 경기는 2라운드 내내 쉬지 않고 이어진 타격 공방 끝에 이정영이 웃었다. 이정영은 군 전역 후 복귀해 깊은 인상을 남긴 지난 경기에 이어 또 다시 승리했다. 비록 패했지만, 중고 신인 김호준도 가능성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한국과 중국 신인들의 대결로 주목을 받은 왕더위와 강연수의 경기는 플라이급 다운 빠른 전개로 관중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방이 이어졌다. 찰나의 순간, 펀치와 킥의 대결에서 왕더위의 하이킥이 강연수의 턱에 제대로 적중해 승부가 결정됐다.

라이트급 특급 신인들의 경기로 관심을 모은 박대성과 김경표의 대결은 너무나 비슷한 두 선수의 스타일로 인해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다. 막판 집중력과 체력에서 우위를 보인 박대성이 판정에 의한 승리를 따냈고, 군 전역 후 가진 복귀전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김경표는 프로 데뷔 후 이어온 무패기록을 ‘5’에서 마감했다.


온 국민을 감동시킨 휴먼스토리


쟁쟁한 경기력과 더불어 경기 후 가진 선수들도 또 다른 볼거리였다. 한 명, 한 명의 인터뷰를 통해 팬들이 몰랐던 휴먼스토리가 전해졌다.

복귀전을 승리로 이끈 이은수는 감격에 겨워 목이 매여 담담히 인터뷰를 이어가며 오랜 격투기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사사키 신지는 타이틀 도전에 실패 한 후 “꼭 벨트를 차지해 본인의 선수생활을 위해 많은걸 희생한 아내에게 벨트를 감아주고 싶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사사키 신지의 말에 현장의 팬들은 함께 눈물지으며 큰 박수로 그를 격려했다.


격투기를 통한 사회 공헌 ‘ROAD FC 사랑♥나눔 프로젝트’


ROAD FC (로드FC)는 격투기를 통한 ‘사랑♥나눔 프로젝트’를 이어오며 사회 환원에 노력해왔다. 이번 대회는 ‘사랑♥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섯 번째 이야기 소아암 어린이 돕기 김보성 ROAD FC 데뷔전’이 열렸다. 김보성의 격투기 데뷔를 통해 ROAD FC (로드FC)는 입장수익과 김보성의 파이트머니 전액을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한다.

일반인들의 인식에 격투기는 폭력적이고 거칠게 보이는 이미지다. ROAD FC (로드FC)는 격투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시키고, 팬들에게 받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사랑♥나눔 프로젝트’를 시행해왔다. 이번 대회는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꾸준히 선행을 이어온 ROAD FC (로드FC)의 행보가 더욱 빛을 발하는 날이었다.

현장을 찾은 격투기 팬들은 ROAD FC (로드FC)와 함께하는 김보성에게 진심 어린 격려의 말과 박수를 보냈다. 김보성의 부상으로 인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를 지지했다.


비(非)의 순간-로드걸 최설화 성추행 논란


사건은 ROAD FC YOUNG GUNS 31 6경기 박대성 김경표의 경기 결과 발표 후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중에 일어났다. 승리의 기쁨에 도취된 박대성이 로드걸 최설화에 대한 과도한 신체접촉으로 인해 논란이 됐다. 최설화가 1차적으로 거부의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재차 이루어진 과도한 신체접촉으로 더욱 문제가 됐다.

박대성은 현장에서 사과하기 위해 최설화를 찾아 갔지만, 자리를 비운 상태라 직접 사과를 하지 못했다. 다음날 최설화에게 전화로 사과했고, 최설화와 만나 정식으로 사과할 예정이다. ROAD FC (로드FC)는 이와 관계없이 상벌위원회를 구성해 박대성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선수간의 과도한 신경전 그리고 장외 경기

ROAD FC (로드FC) 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에서도 경기 전날 펼쳐지는 계체량 행사는 경기와는 다른 긴장감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하나의 이벤트를 자리 잡았다. ROAD FC FC (로드FC)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본 경기만큼이나 계체량 행사에 신경을 쓰고, 특급 호텔 컨벤션홀에서 온라인을 통한 생중계 방송으로 계체량 행사를 진행한다.

문제의 장면은 ROAD FC YOUNG GUNS 메인¸ 경기 박형근과 김형수의 순서에서 발생했다. 계체량 직후 가진 포토타임에서 박형근이 김형수의 뺨을 때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동안 서로의 몸을 밀치거나 싸울 듯한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진 적은 있으나 이렇듯 직접적으로 상대 선수의 신체를 가격한 경우는 이례적인 상황이기에 더욱 논란이 되었다. 이 부분 역시 ROAD FC (로드FC)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강경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끊이지 않는 철창 논란

6년이라는 ROAD FC (로드FC)의 역사 속에서 매년 빠지지 않고 일었던 논란이 바로 경기 중 선수들이 특정 순간에 케이지를 잡는 ‘철창 논란’이었다. 본능에 의한 것인지, 의도적으로 그런 것인지는 선수 본인만이 알 수 있는 문제지만, 한 번의 행위가 불러일으키는 논란은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이번 대회 또한 이 철창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미들급 타이틀 첫 방어전에 나선 차정환이었다. 도전자인 최영을 맞아 전 라운드에서 쉴 새 없는 공방을 펼치며 타이틀 방어전다운 경기력을 보였으나 경기 중간 중간 최영이 테이크 다운을 시도할 때마다 간간히 철창을 잡거나 손바닥으로 누르며 버티는 등의 모습이 계속해서 연출이 되었다. 더욱이 경기 결과는 연장 1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한 차정환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만약 철창을 잡은 부분에 대해 감정이 주어졌다면, 3라운드 종료 후 판정에 의해 최영의 승리로 승패가 바뀌었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서 ROAD FC (로드FC) 운영진과 심판위원회는 함께 추후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로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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