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잔류 통해 본 남은 FA 베테랑 계약 방향은?

입력 2016-12-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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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진영-LG 정성훈-NC 조영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LG가 프랜차이즈 스타인 봉중근(36)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2년 총액 15억원이었다. 봉중근이라는 이름을 고려하면 계약조건이 좋았다고 할 순 없지만 각자의 이익을 주장하기보다 구단은 봉중근의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봉중근도 구단의 얘기를 경청해 한 발씩 물러난 합의였다. 봉중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바로 LG 팬이었다. 자신을 끝까지 응원해주는 팬들과 오랫동안 입었던 줄무늬 유니폼 때문에 원 소속팀과 사인을 체결했다.

봉중근이 계약을 하면서 아직까지 FA 시장에 남아있는 베테랑 3인방 이진영(36·kt), 정성훈(36·LG), 조영훈(34·NC)에 대한 계약에도 이목을 끌고 있다. 연봉이나 보상선수, 나이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타 소속팀으로 이적하는 건 사실상 힘든 상태다. 이들은 구단과 협상을 했지만 계약조건에서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베테랑 계약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연수다. 한 구단 단장은 “아무래도 선수들이 금액보다는 오랫동안 뛸 수 있는 계약을 하고 싶어 한다”며 “구단은 그 선수의 나이와 활용도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계약을 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무작정 선수의 바람을 들어주긴 힘들다. 어쩔 수 없이 구단은 선수단 운영계획에 맞춰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선수들도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구단의 요구에 어디까지 양보를 해야 하고, 어디까지 주장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하는 선수들의 요구가 있다. 바로 ‘마음’이다. 한 구단 베테랑 선수는 “나도 A급 선수들처럼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며 “다만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구단이 얼마나 날 필요로 하는지 마음을 보게 된다. 기분 좋게 계약을 했으면 하는데 특급선수가 아니면 찬밥신세처럼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LG 송구홍 단장은 봉중근과 계약을 하면서 “나는 선수들의 야구선배이자 코치였다”고 말했다. 선수의 입장에서 고민한 덕분에 합리적인 계약을 끌어냈다. 베테랑 선수와의 계약을 남겨둔 구단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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