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무게중심, 선발에서 외야수로 이동한다!

입력 2016-12-29 09: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이용규-롯데 손아섭-SK 정의윤-두산 민병헌-KIA 김주찬-NC 이종욱(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한화 이용규-롯데 손아섭-SK 정의윤-두산 민병헌-KIA 김주찬-NC 이종욱(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올해 FA(프리에이전트)시장은 유독 대어들이 많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 중에서도 향후 몇 년간 나오지 않은 ‘A급’ 선발투수 풍년이었다. 양현종(KIA 잔류), 김광현(SK 잔류), 차우찬(LG 이적) 등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왔다.

1년 뒤 FA 시장은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무게중심이 선발투수에 있었다면, 내년엔 외야수다. 올해 FA 시장에 외야수는 최형우(KIA 이적)와 나지완(KIA 잔류)뿐이었다.

그러나 내년엔 두산 민병헌, 롯데 손아섭, SK 정의윤 등 주축 외야수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FA 재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들도 있다. KIA 김주찬과 한화 이용규, NC 이종욱, kt 이대형 등의 외야수가 2번째 ‘FA 대박’을 노린다. 이들 모두 첫 번째 FA 때 대형계약을 해낸 선수들이다. 세월의 흐름이 있어 첫 번째 FA보단 몸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기록을 보이고 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외야수 시장에 몸값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외야 보강이 필요한 구단에겐 선택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병헌과 손아섭, 정의윤 등은 중심타선의 힘 자체를 바꿔놓을 만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민병헌과 손아섭은 정교함과 파워를 두루 갖췄다. 나란히 타격 16위(0.325), 17위(0.323)에 올랐고, 나란히 16홈런을 기록했다. 3할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을 꾸준히 기록할 수 있어 3번 타순에서 클린업 트리오를 이끌 수 있다. 정의윤은 SK 이적 후 잠재력을 터뜨려 풀타임 4번타자로 성장했다. 올해 전 경기에 나서 타율 0.311·27홈런·100타점을 기록했다.

재자격을 얻는 선수들 중에서도 김주찬이 정교함과 장타력을 모두 갖췄다. 김주찬은 올해 건강함까지 과시하며 130경기에 나서 타격 4위(0.346)에 23홈런·101타점을 기록했다. 이용규와 이대형은 여전히 도루 순위 상위권에 들 정도로 빠른 발을 과시한다. 이용규는 타격 3위(0.352)에 21도루를 해냈고, 이대형은 타율 0.320에 최다 안타 3위(192개), 도루 3위(37개)로 더욱 뛰어난 기록을 냈다. 손아섭 역시 올해 42도루로 도루 2위에 올랐다.

2번째 FA들이 여전히 가치가 높은 건 올해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세대교체가 늦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말이지만, 예비 FA 선수들에겐 여전히 좋은 기회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