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앞서는 양의지 “나도 대표팀 초짜인데…”

입력 2017-01-0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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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한국대표팀이 연일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주축선수들이 부상과 수술 등의 이유로 낙마하는 사태가 최근까지도 잇따르며 김인식 감독의 애를 태우는 상황이다. 사상 처음으로 국내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1라운드를 치러야하지만, 대회 전망은암담하다.

그간 한국의 강점으로 꼽혔던 안방도 예외는 아니다. 2006도하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각종 국제대회에 매번 출석도장을 찍었던 포수 강민호(32·롯데)가 무릎 부상을 이유로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다.

강민호의 공백으로 결국 이번 대회에서 안방을 지킬 적임자는 한명으로 좁혀졌다. 두산 포수 양의지(30)다. 그는 2010년 신인왕에 오른 이후 안방마님으로서 필요한 덕목들을 착실하게 갖춰나갔다. 최근엔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반열에도 올라섰다. 강민호의 대체선수인 김태군(28·NC)의 경우 대표팀 승선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양의지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양의지는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다.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선배가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사실 (강)민호형이 옆에 있어야 든든하다. 나도 국제대회 경험이 적어 형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야하는 처지”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순간 대표팀 주전마스크를 써야한다는 부담감도 숨기지 않았다.

낮은 목소리는 계속됐다. 양의지는 “주위에선 나를 민호형과 같은 베테랑으로 보지만, 나도 이번 WBC가 (2015프리미어12에 이어) 두 번째 국제대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최근에 민호형과 통화를 했다. 자기 몫까지 해내라고 말하면서 힘을 줬는데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양의지의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이미 여러 큰 무대에서 검증 받은 포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선 투타 활약을 바탕으로 시리즈 MVP에 올랐고, 프리미어12에서도 초보답지 않은 플레이를 펼친 바 있다.

대회 개막이 성큼 다가온 만큼 WBC 채비도 서두르고 있다. 양의지는 최근 피트니스센터와 잠실구장을 오가며 1월말 호주 미니캠프를 위한 몸만들기에 나섰다. 다행히 비시즌 기간 체중이 불지 않아 WBC 준비는 수월할 전망이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주전포수에게 이번 대회 목표를 묻자 짧고 굵은 대답이 돌아왔다.

“대표팀 전력이 약하다고 해도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은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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