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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시청률 1%를 넘기가 쉽지 않다. 종편 뉴스로 옮겨갔다.” 스포츠케이블 1% 시청률은 배구가 겨울스포츠 지존이라는 상징적 숫자였다. 이 숫자가 농구도, 영화도 아닌 정치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난 스포츠케이블 PD는 “2017년 KBO 시청률을 생각하면 새벽에 눈이 떠진다”라고 말했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세간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3월에 탄핵, 6~7월에 대선이 치러지는 일정이 현실화된다면 ‘일개 야구 따위’는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세상이 바뀌는데 야구가 대수인가’라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지적을 가한다면 할말 없겠지만 야구가 생업인 사람들에게는 가벼운 걱정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서 먹고 사는 것만큼 중대한 일도 없다.
# 천우신조인지, 2017년 KBO리그는 두산 LG KIA 한화 등, 넓고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팀들이 객관적 전력 상, 상위권을 점할 수 있는 ‘골든크로스’가 기대된다. 그리고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흥행 분위기를 띄우는 중책을 짊어진다. 이런 시국인데 대표팀은 최강팀 구성조차 제약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김인식 감독이 “너무 힘들다. 도와 달라”고 말하는 실정이다. 800만 관중에 도취돼 있을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대표팀이 망가지면 그 파편은 KBO리그로 날아온다. 대표팀은 이겨야 한다. 지금은 특히 그렇다. 그 어떤 명분도 승리보다 가치 있지 않다. 2017년 야구를 위해서는 그렇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