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후보 신문선 낙선…당분간 권오갑 체제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가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치러진 제11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선거에 단독 입후보했으나 찬성 5, 반대 17, 무효 1표로 낙선한 뒤 굳은 표정으로 투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프로축구연맹 총재선거 과반 실패
연맹 “적절한 시점에 재선거할 것”

이변은 없었다. 신문선(59)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대의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7년 정기총회를 열고 제11대 총재선거를 실시했다. 대의원 23명(K리그 구단 대표 21명+대한축구협회 2명) 전원이 출석해 찬반투표 형식으로 진행된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신 후보는 찬성 5표 획득에 그쳤다. 반대 17표, 무효 1표였다. 경기인 출신 첫 총재로 당선되기 위해선 최소 12표가 필요했으나, 한참 모자랐다. 신임 총재 선출이 무산됨에 따라 연맹은 정관에 따라 권오갑(66) 현 총재가 당분간 계속 직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연맹은 적절한 시점에 공고 절차를 다시 밟아 재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신 후보는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 “승부조작, 심판매수, 만성적자, 특정기업과 세력에 종속돼 좌지우지되는 현 프로축구의 청산과 새로운 프로축구의 시작에 대한 요구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특정기업에 종속된 프로축구의 한계를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제 변화의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표심을 되돌리진 못했다. 신 후보는 낙선 후 “결과에는 승복하겠지만, 나는 패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로선수 출신으로 해설가를 거쳐 성남FC 대표이사까지 지낸 신 후보는 도시민구단, 챌린지(2부리그) 구단 등 재정 형편이 열악한 구단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합리적 재원 마련 방안을 비롯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진 못했다. 특히 연맹 수입의 큰 원천인 타이틀 스폰서 확보 문제에 대해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 당초 ‘마땅한 적임자가 나오면 물러나겠다’며 연임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권 총재가 신 후보의 단독 출마가 확정된 뒤 ‘차라리 내가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선거구도가 ‘신문선 대 권오갑’의 결선투표 형태로 돌변한 것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