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 여오현. 스포츠동아DB
● 리베로 여오현, ‘2m +α’의 딜레마
현대캐피탈은 V리그 최고의 리베로 여오현 플레잉코치(39)를 보유하고 있다. 여오현의 리시브 성공률은 60.70%에 달한다. 리베로로서 드물게 리시브와 디그 양 쪽에서 결함이 없다. 그러나 4라운드 들어 여오현의 리시브 정확도가 약간 흔들리고 있다. 수비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레프트 톤과 박주형의 리시브가 흔들리자 최 감독은 고육지계로 변형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톤을 리시브에서 열외시켜 3명이 받던 서브를 2명이 받도록 바꾼 것이다. 이는 곧 여오현의 수비범위를 극한까지 확장한다는 뜻을 담는다. 최 감독에 따르면, 여오현의 수비반경은 대략 좌우 2m 반경이다. 여기에 ‘+α’를 더하는 위험성을 감수하는 것이다. 최 감독은 4라운드 들어 백업 리베로 신동광의 투입 빈도를 높이고 있다. 여오현의 체력안배를 염려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비범위는 늘려야 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현대캐피탈 여오현. 사진제공|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 외국인 교체가 대안일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은 올스타 브레이크부터 판정이 끝난 톤을 대체할 새 외국인선수를 찾는다. 제한된 환경에서 레프트, 라이트 포지션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최 감독은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트가 온다면 이는 문성민의 레프트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면 현실적으로 여오현의 리시브 범위는 확장될 것이다. 최 감독이 애당초 톤을 뽑았던 결정적 배경은 리시브 능력이었다. 공격은 못해도 이것만 해주면 스피드배구의 역동성이 유지된다고 봤다. 그러나 여린 성격의 톤은 멘탈에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멸했다. 이제 새 외국인선수를 뽑든지, 정 안되면 토종선수로만 싸워야 될 형편이다. 현대캐피탈에 공격을 잘하는 선수는 많아도, 수비가 견실한 선수는 드물다. 우리 나이로 마흔인 여오현의 어깨가 무겁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