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선수 출신은 단 1명뿐! ML 단장의 세계

입력 2017-01-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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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테오 엡스타인 사장(전 단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은밀하게, 위대하게!’

인종 차별의 벽을 깨고 재키 로빈슨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게 된 것은 브루클린 다저스의 브랜든 리키 단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86년 묵은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정상을 차지한 것은 테오 엡스타인 단장(현 시카고 컵스 사장)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뉴욕 양키스는 트레이드 마감 때 거의 대부분 사는 입장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아롤디스 채프먼을 컵스에, 앤드루 밀러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했는데, 이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극히 일부 예를 들었지만 이처럼 메이저리그는 단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선수단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고용하기도 하고 해고도 한다. 영화 제목처럼 모든 일은 비밀리에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철칙인데, 물론 목표는 우승이다.

뉴욕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단장도 파리 목숨

현역 단장 중 가장 오랜 기간 단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은 양키스의 캐시먼이다. 1998년 2월, 31세의 나이로 부임해 무려 19년 동안 팀을 이끌었다. 올해로 20년째다.

캐시먼 외에 10년 이상 장기 집권하고 있는 케이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존 대니얼스 단장,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데이튼 무어 단장,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닐 헌팅턴 단장,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존 모젤리악 단장 등 5명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 시즌을 마친 후 애리조나 디백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단장을 역임한 마이크 헤이즌을 영입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데릭 팰비에게 전권을 맡겼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015년 이후 단장을 바꾼 것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13팀이나 된다.

LA 다저스 파한 자이디 단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비선수 출신이 대다수

애리조나가 1989년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데이브 스튜어트 단장을 해임하면서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시애틀 매리너스의 제리 디포토 단장이 유일하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뉴욕 메츠를 거쳐 2000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디포토 단장은 우완투수로 빅리그에서 개인통산 27승(24패)을 올렸다.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됐지만 빅리그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은퇴를 한 단장도 마이애미 말린스의 마이클 힐 단장, 애리조나의 헤이즌 단장,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로스 앳킨스 단장, 워싱턴 내셔널스의 마이크 리조 단장 등 4명뿐이다.

보스턴은 헤이즌이 애리조나로 이적한 뒤 단장을 아직 선임하지 않았다. 29개 구단 중 나머지 24개 구단의 단장은 프로선수 경험이 전무하다. 그 중 12명은 대학 시절까지 선수 생활을 했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했다. LA 다저스의 파한 자이디 단장을 비롯한 12명은 선수 생활 경험이 아예 없다.

오클랜드 데이빗 포레스트 단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수재들의 집합소

학부를 기준으로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들이 무려 12명이나 된다. 그 중에서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하버드대학 출신은 콜로라도 로키스의 제프 브라이디치 단장, 밀워키 브루어스의 데이빗 스턴스 단장,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데이빗 포레스트 단장, 탬파베이 레이스의 머슈 실버먼 단장, 마이애미 말린스의 마이클 힐 단장 등 5명에 달한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마이크 처노프 단장과 애리조나의 헤이즌 단장은 프린스턴대학, 뉴욕 메츠의 샌디 앨더슨 단장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맷 클렌택 단장은 다트머스대학을 졸업했다.

텍사스의 대니얼스 단장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AJ 프렐러 단장은 코넬대학 동기동창으로 유명하다. 왕년의 명투수 데이브 스튜어트가 물러남에 따라 고졸 출신 단장은 이제 한 명도 남지 않았다.

밀워키 데이빗 스턴스 단장. 사진제공|밀워키 브루어스 트위터



● 세대교체가 대세

정확한 생년월일이 알려지지 않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제프 루노 단장을 제외한 나머지 28명의 단장 중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 14명으로 가장 많다.

최고령자는 1947년생인 뉴욕 메츠의 샌디 앨더슨 단장으로 2010년 10월 이후 팀을 이끌고 있다. 1958년에 태어난 알 아빌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단장과 댄 두켓 볼티모어 오리올스 단장도 이제 곧 환갑을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마이크 리조 단장을 비롯해 1960년대 출신은 7명이다.

반면 밀워키의 스턴스 단장은 1984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어리다. 이밖에 데릭 팰비 미네소타 단장, 마이크 처노프 클리블랜드 단장, 맷 클렌택 필라델피아 필리스 단장 등이 1980년대에 태어난 소장파다.

손건영 MBC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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