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조진웅(오른쪽). 사진제공|화앤담픽쳐스·롯데 엔터테인먼트
● 아버지가 롯데 출신…원조 롯데 팬 공유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공유는 널리 알려진 대로 롯데 골수팬이다. 이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공유의 아버지 공원 씨는 야구 잘 하기로 소문난 부산상고 출신으로, 1982년 롯데 자이언츠 부산 사무소장을 지냈다. 1983년부터는 3년간 1군 매니저로 활동하며 1984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조력자 역할을 했다. 아버지가 야구선수에, 본인마저 부산 출신인 공유의 롯데 사랑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부산 출신 배우 조진웅의 롯데 사랑도 남다르다. 부산 사람들에게 롯데는 ‘종교’로까지 통한다. 뼛속까지 롯데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실제 그는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 ‘퍼펙트게임’에서 롯데의 4번타자 김용철로 열연한 것을 매우 영광스러워했다. 영화 언론시사회에서는 “난 모태 롯데 팬이다. 부산 출신이라 그런지 롯데 환자다. 쓰러진다”고 할 정도로 광팬임을 인증했다. 공유, 조진웅 외에도 부산 출신인 정형돈, 그룹 씨앤블루 보컬 정용화, 배우 김혜성 등이 롯데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신소율. 스포츠동아DB
● LG ‘패배요정’에서 ‘승리요정’ 승격 신소율
LG도 롯데만큼 연예인 팬이 많다. 가수 이문세, 이적부터 배우 안재욱 하정우 박성웅 이종혁 등 쟁쟁한 스타들이 LG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체조요정’ 손연재도 개인적으로 가족과 잠실구장을 찾아 LG를 응원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진정한 LG팬으로 배우 신소율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아마도 야구장을 가장 많이 찾는 연예인 세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팀이 이기면 누구보다 기뻐하고, 팀이 지면 눈물까지 보이는 남다른 팬심을 자랑한다. 사실 신소율은 그동안 LG의 ‘패배요정’으로 불렸다. 팀이 암흑기를 걷던 시기부터 응원하다보니 그가 LG 경기를 직관한 날마다 팀이 패한다며 얻게 된 불명예스러운 별명이었다. 그럼에도 패배요정은 꿋꿋이 야구장을 찾아 LG를 목청이 터져라 응원했다. 그 열정에 하늘도 응답한 모양이다. LG가 지난 4년간 3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정도로 승승장구하자 그의 앞에도 어느덧 ‘승리요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배우 박신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전라도의 자존심…KIA 사랑 뽐내는 연예인들
KIA는 지역 출신 연예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박신혜 오지호 박철민 지성 이보영 등 배우군단부터 아이돌그룹 카라의 구하라,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빅뱅의 승리, 미쓰에이의 수지 등 가수군단까지 전라도 태생 연예인들이 KIA를 열렬히 응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신혜는 어릴 때부터 KIA ‘광팬’임을 자청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시구자로 나섰을 때 투구폼이 메이저리그 에이스였던 랜디 존슨과 비슷해 ‘랜디 신혜’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비단 지역 연고 연예인만 있는 게 아니다. 이선균은 서울 출신이지만 지난 시즌 광주구장에서 KIA를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이 TV중계 화면에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는 안재홍과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촬영 중이었는데, 스케줄이 비자 광주구장을 찾았다. 김호령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KIA가 득점할 때마다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배우 조인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송중기-조인성, 톱스타들도 반한 ‘마리한화’
한화도 인기구단 엘롯기군단에 못지않은 화려한 연예인 라인업(?)을 자랑한다. ‘미남배우’ 조인성과 송중기가 대표적인 이글스 팬이다. 빙그레 시절부터 한화를 좋아했다는 조인성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화 계열사에서 일했던 이모부가 어릴 적 유니폼과 야구용품을 사주시면서 자연스럽게 이글스를 좋아하게 됐다”며 “장종훈 송진우 강석천 이강돈 등이 포진해 있었던 황금기였다”고 전문지식을 뽐내기도 했다.
심지어 송중기는 2015년 전역할 때 군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걸그룹이 아닌 한화 이글스였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성모초~한밭중~남대전고를 졸업한 대전 출신으로,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한화 팬이 됐다. 이 소식을 들은 한화는 그를 2016년 시구자로 섭외했는데, 당시 송중기는 김성근 감독에게 직접 선물을 건넬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도 ‘충청도 토박이’인 배우 박보영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에 나타나 화제를 모았고, 차태현 김희선 등도 한화 팬임을 당당히 드러냈다. 남희석 황현희 김준호 등 최정상급 개그맨들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는 구단 또한 마약 같은 야구를 하는 ‘마리한화’다.
홍수아. 스포츠동아DB
● 시구자의 새 장을 연 두산의 ‘홍드로’ 홍수아
두산은 연예인 시구로 항상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연예인이 ‘홍드로’로 불리는 홍수아다. 그는 유니폼을 갖춰 입고 시속 80㎞의 빠른 공을 던져 ‘개념시구’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홍수아에 이어 방송인 신수지, 배우 태미의 역동적인 시구가 KBO리그에 이어 메이저리그까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산을 사랑하는 스타들도 많다. 2009년 두산-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구, 시타자로 나섰던 가수 김장훈과 싸이는 틈만 나면 잠실구장을 찾아 경기를 지켜본다. 2011년에는 직관한 경기에서 두산이 이기자 응원단상에 올라 깜짝 게릴라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두산의 ‘승리요정’을 자처한 가수 케이윌과 임창정부터 배우 황정민 이서진 지진희 등도 곰군단 팬으로 유명하다. DJ.DOC 김창렬과 이하늘을 비롯해 방송인 노홍철, 가수 채연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연예인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선수를 했던 김환 아나운서도 두산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 스포츠동아DB
● 삼성 장내 아나운서 김제동…넥센의 쌍둥이아빠 이휘재
삼성의 대표 연예인은 김제동이다. 이승엽의 ‘절친’으로도 알려진 방송인 김제동은 삼성의 장내아나운서를 할 정도로 라이온즈의 골수팬이다. 삼성 어린이회원 출신인 배우 김강우와 ‘대구 토박이’ 민효린, 권상우-손태영 부부, 박재정, 정웅인 등도 사자구단을 응원한다.
SK에는 미모의 여성연예인 팬이 많다. 와이번스걸로 활동했던 배우 이채영부터 경기를 지켜보면서 잘 안 풀리면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모습이 TV중계화면으로 잡혔던 구혜선까지 아리따운 여자스타들이 아끼는 팀이다.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민호, 개그맨 지상렬 염경환 이혁재 등 인천 출신 연예인들도 와이번스의 팬임을 밝혔다.
넥센을 대표하는 연예인은 현대부터 응원해온 이휘재다. 서언-서준의 쌍둥이 아빠로도 유명한 그는 넥센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아이들을 동반하고 경기장을 찾는다. 시구도 벌써 2번이나 했다. 한 번은 아이들이, 한 번은 아빠가 아이들을 안고 업고 힘차게 공을 던져 박수를 받았다.
지숙.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NC-kt, 신생팀을 응원하는 연예인들
NC와 kt는 신생팀이어서 팬층이 두껍지 않다. 그렇다고 연예인 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배우 손창민은 NC 김경문 감독의 열혈 팬으로 처음에는 두산을 응원하다가 김 감독이 NC로 옮기자 이제는 팀을 옮겨 응원하고 있다. 배우 정경호도 이호준과의 친분 때문에 NC로 응원팀을 바꿨다. 고영민(현 kt 코치)과 닮아 두산을 좋아했던 양상국도 자신의 고향인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로 갈아탔고, 배우 강동원 역시 창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터라 NC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에는 숫자가 많진 않지만 레인보우 지숙이라는 확실한 팬을 지니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숙의 kt 사랑은 이미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며 “수원 출신이어서 그런지 아버지와 함께 kt 경기를 보러 사비를 들여 자주 구장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