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산 캠프 kt,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입력 2017-02-04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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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막을 올렸다. 4일(한국시간)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1군 진입 3년차를 맞는 kt가 스프링캠프 개막과 함께 ‘생존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kt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로 출발해 2월부터 1차 전지훈련에 나섰다. 첫 발을 내딛은 ‘김진욱 호’는 지난 2년간 최하위 수모를 벗겠다는 각오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모든 팀이 그러하듯 새 시즌을 앞두고 총성 없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곳이 바로 스프링캠프지다. 막내라고 예외는 없다. 오히려 주전경쟁의 여지가 많은 만큼 더욱 피 튀기는 전투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4일 찾은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는 이른 아침부터 kt 선수단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시끌벅적했다. 예고된 연습 시작시간은 오전 9시50분이었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이보다 1시간가량 일찍 나와 당일 훈련에 필요한 준비를 일찌감치 끝내놓았다. 시간 낭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곧바로 연습을 시작하려는 노력이 깃든 모습이었다.

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막을 올렸다. 4일(한국시간) 찾은 키노 스포츠콤플렉스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한창이었다. 3루 주전경쟁에 돌입한 심우준(앞)과 정현이 수비훈련 중이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투수조와 야수조가 각각 나뉘어 훈련에 임한 가운데 가장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온 곳은 3루 핫코너와 불펜 마운드였다. 주전 3루수를 노리는 후보들과 선발 한 축을 맡으려는 경쟁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큰 소리를 외치며 존재감 어필에 나섰다.

이날 3루 경쟁에 도전장은 내민 선수는 정현(23)과 심우준(22). kt의 젊은 피이자 가장 강력한 주전 3루수로 손꼽히는 이들은 김용국 수비코치의 지도 아래 연신 구슬땀을 흘렸다. 펑고배트를 손에 쥔 김 코치는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제자들을 독려했고, 정현과 심우준은 힘찬 기합으로 서로를 채찍질했다. 수비연습 중간엔 김 코치가 이들에게 다가가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막을 올렸다. 4일(한국시간) 찾은 키노 스포츠콤플렉스는 kt 투수들의 힘찬 투구소리로 가득 찼다. 정대현(가운데)을 비롯해 불펜피칭에 한창인 kt 투수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선발 진입을 노리는 투수들의 몸부림도 하루 종일 계속됐다. 4~5명씩 총 4조를 이룬 투수진은 함께 몸을 푼 뒤 롱토스와 불펜투구, 수비훈련 등을 교대로 이행했다. 눈길을 끈 장면은 불펜투구였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은 직구와 변화구를 합쳐 총 40개를 미트에 꽂았다. 이 가운데 몇몇 선수는 당장 실전에 나서도 될 만큼 빼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른 몸만들기를 지시했던 김진욱 감독은 투타 연습상황을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실천했다는데 대한 안도감이 섞여있었다. 김 감독은 “캠프 기간이 짧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왔다”면서 “인위적인 경쟁보단 본인들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경쟁 구도를 기대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은 이미 생존경쟁이 시작됐음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며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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