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아이돌의 연이은 건강악화…근성만 외치는 시대는 끝났다

입력 2017-02-15 1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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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지 국민표, 사진=GH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건강 문제에 다시 한 번 '적색경보'가 켜졌다.

그룹 비아이지와 빅플로는 컴백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나란히 멤버 국민표와 유성의 컴백 활동 불발을 선언했다. 이유는 '건강 악화'다.

비아이지의 소속사 GH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일 "비아이지 멤버 국민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잠정 휴식기간을 갖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민표는 컴백 준비와 잦은 해외 스케줄로 인해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돼 컴백활동에 합류하지 못했다. 또 소속사 측은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판단하에 잠정 휴식을 갖고 치료에 전념코자 한다. 신곡 '1,2,3'로 컴백하는 비아이지는 당분간 4인 체제로 활동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빅플로측도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다. 7일 빅플로의 멤버 유성도 건강 문제로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빅플로의 소속사 에이치오 컴퍼니는 "멤버 유성이 건강 악화로 활동 휴식기에 들어간다. 소속 아티스트의 건강 회복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알렸다.

국민표와 유성의 연이은 건강 악화는 이전에도 발생했고, 문제시 됐던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안긴다.

빅플로 유성, 사진=H.O.컴퍼니


실제 어린 나이에 많은 사람들의 앞에 서고,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해야하는 아이돌 그룹이 받는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와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과거에는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해, -심지어 본인 스스로조차- 이를 당연히 감내해야할 과정이라고 여기거나, 혹여 건강이 악화되더라도 열정, 근성, 의지, 정신력과 같은 추상적인 단어들만이 그 대책으로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현재 아이돌이 소화해야하는 스케줄은 더 이상 몇마디 말들로 버텨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과거에 비해 아이돌 그룹이 소화해야할 채널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아이돌은 보컬과 안무 연습은 물론이고 음악방송은 물론 예능, 연기, 팬미팅, 인터넷 라이브방송, 각종 행사까지 그야말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스케줄을 소화해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자연스럽게 육체적, 정신적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고, 이는 다시 건강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최근 수 년간 아이돌 그룹과 회사가 신경써야할 부분이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음악방송 출연이 스케줄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 였지만, 지금은 예능부터 연기 진출, 라이브방송, SNS 관리까지 신경써야할 채널들이 너무 많다"며 "물론 아이돌 그룹의 인지도와 인기에 따라 외부 스케줄이 많고 적을 수는 있지만, 인기가 많으면 팬 관리를 위해, 적으면 팬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라도 스케줄을 만들어 소화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다이어트까지 병행하다보니 멤버들에게 체력적 문제가 생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멤버의 건강이 나빠져 활동을 쉬는 건 팬들부터 회사와 자기자신까지 그 누구도 웃을 수 없는 결과다. 단순히 근성을 외치며 정신력으로 버티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회사 차원에서 체계적인 건강 케어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않으면 계속해서 이런 사태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라고 체계적인 건강 관리 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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