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호-김대섭(오른쪽). 사진제공|KPGA
프로골프 투어에선 해마다 크고 작은 기록들이 쏟아진다. 지난 시즌에도 이형준(25)이 카이도골프 투어챔피언십에서 72홀 최소타 기록(26언더파 262타)으로 우승하는 등 새로운 기록들이 탄생했다. 새 시즌 개막을 2개월여 앞두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나온 역대 최고의 순간들을 되돌아봤다.
● ‘기록의 사나이’ 최상호, 50세 최고령 우승
KPGA 코리안투어 통산 43승의 주인공 최상호(62)는 ‘기록의 사나이’라는 말로도 설명하기가 벅차다. 1978년 데뷔해 아직도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 중인 그의 40년 골프인생은 ‘신화’라고 부를 만하다. 최상호는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43승은 역대 최다승이다. 이밖에도 9홀 최소타(28타), 최초의 3개 대회 연속 우승(1991년 매경오픈·캠브리지멤버스오픈·일간스포츠포카리오픈)을 비롯해 1985년과 1986년, 1991년, 1992년에는 한해 4승씩 달성하며 시즌 최다승을 4차례나 기록했다. 2015년 매경오픈에 출전해서는 60세 4개월 12일의 나이로 예선을 통과하며 역대 최고령 본선 진출 기록도 갈아치웠다다. 특히 역대 최고령 우승은 가장 눈부시다. 최상호는 2005년 매경오픈에서 50세 4개월 25일의 나이로 우승했다.
● 17세 김대섭, 최연소 코리안투어 우승
김대섭(36)은 KPGA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우승을 경험했다. 1988년 고교 2학년 신분으로 한국오픈에 출전한 그는 내로라하는 프로 선배들과 경쟁해 당당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 그의 나이는 17세 2개월 20일에 불과해 국내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신분으로 최연소 우승 기록은 이상희(25)가 갖고 있다. 2011년 NH농협오픈에서 19세 6개월 10일의 나이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17시즌에는 최고령과 최연소 우승 기록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올해 53세인 신용진과 18세인 황경준이 우승하면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 금강산 아난티, 프로도 쩔쩔매게 만든 최장코스
KPGA 코리안투어가 개최되는 코스의 평균 길이는 7000야드 내외. 그러나 2007년 금강산의 아난티 골프장에서 열린 ‘아난티 NH농협오픈’의 코스는 7660야드로, 역대 가장 긴 코스로 기록됐다. 특히 파6로 세팅됐던 12번홀의 전장은 무려 1016야드로, 특정홀의 길이가 1000야드를 넘은 것 또한 사상 최초였다. 긴 코스 때문인지 프로들도 쩔쩔맸다. 대회 기간 언더파를 작성한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열린 대회에서 코스가 가장 길었던 곳은 넵스 헤리티지 2016이 펼쳐진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 골프장이다. 전체 길이가 7267야드였다.
● 故 연덕춘, 16타 역대 최다타수차 우승
실력차가 크지 않은 프로대회의 우승은 대게 1∼2타차로 결정된다. 그러나 국내 최초의 프로골프대회로 치러졌던 제1회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1958년)에선 1위와 2위의 타수차가 무려 16타였다. 한국인 최초의 프로골퍼로 이름을 올린 고 연덕춘은 이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306타를 쳐 2위 고 김복만(322타)을 16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는 KPGA 코리안투어 역대 최다타수차 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연덕춘의 16타차 우승에 이은 2위 기록은 10타차다. 역대 2차례만 작성됐다. 1981년 한국프로골프협회장배에서 최상호가 4라운드 합계 273타로 2위 조호상(283타)을 10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06년 지산리조트오픈에서도 마크 레시먼(호주)이 강경남과 이승호를 10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