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방탄소년단, ‘말’의 가치를 보여준 기자회견

입력 2017-02-18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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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이 묵직한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돌아왔다.

방탄소년단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투어 콘서트 '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Ⅲ THE WINGS TOUR in SEOUL(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트릴로지 에피소드 Ⅲ 더 윙스 투어 인 서울, 이하 THE WINGS TOUR)'을 개최했다.

이날 콘서트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앨범을 비롯해 공연과 투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중 눈길을 끈 건 아이돌 그룹이 쉽게 대답하기 힘든 민감한 질문에 대처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이었다.

말은 생각을 밖으로 보여주는 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는지는 그사람의 생각과 성품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곤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들여준 방탄소년단의 '말'들은 왜 그들이 지금처럼 흔들리지 않는 인기를 구축할 수 있는 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대표적으로 '유리천장 논란'이 그렇다. 신곡 'Not Today'가 공개된 이후 유리천장이라는 가사가 들어간 것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대중적으로 성공한 '남자 아이돌'인 방탄소년단이 사용하기엔 부적절한 단어"라고 지적하고 나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랩몬스터는 "유리천장에 대한 지적은 나도 읽어 봤다"라며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말에 관심을 가져서 이런 말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랩몬스터는 "유리천장은 1970년대 여성이 고위 공직에진출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비유하는 단어로 쓰였는데, 지금은 꼭 여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오용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걸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또 그는 "'Not Today'는 '우리'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우리'는 사회 문제나 부조리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Not Today' 가사나 멜로디가 공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멤버들뿐만 아니라 같이 작업을 하는 프로듀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게 사실이지만 고민도 하고 비판도 받아들이며 성장해 나가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라고 자신들의 생각을 밝혔다.

실제 방탄소년단은 세월호 사고 유가족을 위해 기부를 하면서 사회적 이슈에 동참하겠다는 말을 이미 지킨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 랩몬스터는 "세월호와 관련해서는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우선 우리도 국민의 한 사람이고, 우리 멤버 모두 국민으로서 책임을 느껴야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우리 마음을 전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세월호 추모 사업에 기부를 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봄날'의 뮤지비디오가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킨다는 물음에도 "'봄날' 뮤직비디오가 세월호 사고를 연상케 한다는 글을 우리도 봤다. 일단 '봄날' 뮤직비디오는 노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노래나 뮤직비디오는 듣는 이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감상하는 분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다"라고 덧붙이며 청취자의 판단에 맡겼다.

이밖에 라이벌에 대한 질문에는 정국은 "라이벌은 멤버들이라고 생각한다. 진짜다. 왜 그러냐면, 멤버 형들을 보고 발전을 많이 했다. 형들이 항상 작업하고 연습하는 걸 보고 따라하려고 한다. 헤이해질 수도 있는데 계속 연습하는 걸 보고 혼자 많이 생각한다. 라이벌이자 동료로 생각하는 거 같다. 멤버들이 딱 잡아주고 있다"라고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대답을 내놓았고, 아시아를 넘어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 슈가는 "미주에서의 인기는 우리도 깜짝 놀란다. 일단 우리가 곡을 쓰고 프로듀싱을 하는게 첫 번째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음악적 사운드도 해외팬이 좋아할만한 곡으로 작업을 한다. 믹싱이나 마스터링도 그렇다. 또 우리들 나이대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가사가 강점이 아닐까 싶다"라고 설득력 있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더불어 랩몬스터도 "우선 사운드적으로 해외팬에게 친숙하고, 트렌디한 사운드를 추구해서 익숙하게 들어주는 거 같다. 또 하나는 케이팝 커뮤니티가 활성화됐다. 우리가 한글로 써도 여러나라로 번역해주는 분이 많다.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청준들은 비슷한 모습을 동경하는 거 같다. 메시지에 많이 관심을 갖고 있고 거기에 퍼포먼스가 더해지면서 작용하는 힘이 있는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이 추구하는 '메시지'는 ‘YOU NEVER WALK ALONE’이라는 앨범 타이틀에도 담겨 있다. 방탄소년단이 말하는 ‘YOU NEVER WALK ALONE’은 희망의 의미다. 문자 그대로 함께 걸어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랩몬스터는 "그동안 절망, 갈등, 유혹에서 방황하는 청춘이었다면 이번에는 밝은 희망과 위로를 말하고 싶었다"라며 "청춘은 한없이 희망을 갖고 싶어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같이 있기 때문에, 너는 혼자 걷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함게 걸어가려는 최우선 대상은 역시 팬이다. 슈가는 "같이 걷고 싶은 사람은 팬여러분이다. 우리가 어디까지 함게 걸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덧붙여 결코 혼자 걷지 않는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THE WINGS TOUR' 서울 공연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19일까지 진행된다. 또 'THE WINGS TOUR'는 현재까지 칠레, 브라질,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호주 등 총 11개 도시 19회 공연이 확정된 상태며, 추가 일정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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