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 ①] ‘나혼자산다’ PD “섭외 기준? 정말 궁금한 스타부터”

입력 2017-02-20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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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이 스타 MC와 패널들을 이용해 성공하는 시대는 끝이 난지 오래다. 그래서 많은 예능들은 우리가 사는 현실을 반영하며 진화를 거듭해 육아 예능 혹은 관찰 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발전해 왔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역시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예능에 녹여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남이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는 우려를 떨치고 금요일 심야 예능의 터줏대감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나 혼자 산다’의 연출을 맡은 황지영 PD는 초창기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점점 치열해 지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을 수행 중이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이어 받았을 때 ‘미운우리새끼’나 ‘언니들의 슬램덩크’에게 많이 열세였던 상황이었어요. 약간의 정체기가 왔던 거죠. 그래서 매회 방송이 될 때마다 이슈가 되게끔 전략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런 면에서 ‘무지개 라이브’를 매회 집어넣는 방법을 택했죠. 확실히 예전보다 젊어진 것 같다는 반응이 오더라고요.”

우리의 일상이 그렇듯, 유명한 가수나 배우의 일상 역시 속을 들여다보면 평범과 반복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매회 화제의 출연자들을 섭외하는 ‘나 혼자 산다’의 섭외 능력을 놀랍기만 하다.

“우리만 해도 늘 일상이 버라이어티하진 않잖아요. 일-직장-만남의 반복이죠. 그래서 저희는 우선 시청자들이 정말 궁금해 할 사람을 섭외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그 가운데 분명한 자기만의 생활이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자기 일 외에 관심분야가 넓으면 더 좋죠.”



이 같은 ‘나 혼자 산다’의 굳건한 섭외기준은 프로그램 전반에 녹아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의 일상에는 어떠한 MSG(화학조미료)도 첨가되어 있지 않다. 이런 담백함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기를 거려하는 연예인들의 마음을 움직여 ‘나 혼자 산다’에 긍정적인 선순환을 일으킨다.

“분명히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곳곳에 어쩌다 보니 신비주의가 된 분들이 있어요. 이런 분들은 오히려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어해요. ‘나 혼자 산다’를 그런 소통의 창구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하지만 아무리 연예인이라고 해도 자신의 일상과 집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황 PD는 “사전 인터뷰 때 ‘내 일상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데 괜찮느냐’고 물어오는 분들이 많다. 그래도 막상 끝나고 나면 다른 버라이어티처럼 웃겨야 된다는 부담이 없어서 편하다고 하더라”며 후일담을 전했다.

“저희는 우선 사전 인터뷰를 하고 그 출연자의 일상을 싹 훑어요. 거기서 이 사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상황들을 따로 뽑아내죠. 촬영은 딱 하루지만 저희는 일주일 전부터 많은 고민을 해요. 그래도 이때까지는 방송이 나가고 난 후 출연자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들었어요. ‘많이 걱정했는데 잘 나왔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죠.”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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