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의 이름을 제목으로한 작품은 해당 주인공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시청률 20%를 코앞에 둔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도 마찬가지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김성룡 과장, 김과장으로 분한 배우 남궁민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답게 작품 시청률이 상승할수록 남궁민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물론 남궁민이 독보적인 위치에서 극을 탄력적으로 이끌고 있지만 김 과장이 의인으로 성장하고 돋보이기까지에는 많은 조력자들이 있다. ‘김과장’ 외전을 통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배우 김원해와 정혜성은 ‘김과장’에서 각각 TQ그룹 경리부장 추남호 역, TQ 회계팀 인턴으로 잠입한 검찰 수사관 홍가은 역을 맡았다. 두 사람 모두 김과장을 멀리하던 첫 만남과 달리 김과장을 믿는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 중이다.
김원해는 리얼리티 100% 자연스러운 생활연기로 기러기 아빠로 고되게 살고 있는, 삶에 찌든 회사 부장님 면모를 고스란히 그려낸다. 까치집 지은 헝클어진 머리, 듬성듬성 정리 안 된 수염, 허리띠를 치켜 올려 입은 바지 등 친근한 외모가 현실감을 더욱 높인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푸근하고 따뜻한 정을 담아 잔소리에 늘어놓는 인간적인,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의 마음을 보여주며 재미와 감동을 책임진다.
정혜성은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뚱공주 명은공주에 이어 ‘김과장’에서 유쾌한 에너지를 담당하며 존재감을 보여준다. 샘솟는 의욕과는 다르게 실수를 연발하는 사회 초년생 캐릭터를 연기 중이다. 김성룡(남궁민)을 조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성룡의 의인 행보에 감동해 적극적으로 그를 변호하는 엉뚱한 면모를 선보인다. 김과장과 달리 사회 초년생이라 ‘몰라서 하는’ 사이다 일침이 색다른 통쾌함을 더한다.
뿐만 아니라 배우 황영희는 TQ그룹 청소용역 1팀 반장 엄금심으로 분해 특유 맛깔스러운 대사와 능청스러운 몸짓으로 김성룡 등짝에 스매싱을 날리며 그의 각성을 유도하고, 김강현은 TQ그룹 경리부 주임 이재준으로 분해 말도 많고 불만도 많은 투덜투덜 아이콘으로서 김과장을 뒷담화하는 귀여운 인물로 재미를 이끌어낸다.
마지막으로 임화영은 군산 덕포흥업 경리 사원 오광숙로 분해 “꽈장님”이라는 깜찍한 한마디로 시청자들의 눈도장 제대로 찍었다. 과도하게 힘을 준 뽀글뽀글 헤어스타일과 시뻘겋고 시퍼런 과도한 화장으로 등장만으로도 눈을 확 트이게 하는 비주얼 사이다녀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드라마 관계자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감칠맛 나게 표현해주고 있는 이 배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말투, 걸음걸이 등 모든 것을 캐릭터에 맞춘 연기로, 신선한 웃음을 주는 이들로 인해 더욱 풍성하고 맛깔스러운 ‘김과장’이 완성되고 있다”고 ‘김과장’의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로고스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