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대표팀 숨은 조력자, ‘트레이너’의 길고 긴 하루

입력 2017-02-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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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트레이너 5총사 WBC대표팀의 김지훈, 김병곤, 조대현, 김부원, 유태현 트레이너(왼쪽부터)는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도록 물심양면 돕고 있다. 이들은 선수들이 일과를 시작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해 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의 몸 관리를 돕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 | KBO

WBC 트레이너 5총사 WBC대표팀의 김지훈, 김병곤, 조대현, 김부원, 유태현 트레이너(왼쪽부터)는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도록 물심양면 돕고 있다. 이들은 선수들이 일과를 시작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해 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의 몸 관리를 돕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 | KBO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언제나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주인공 한 명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 항상 선수들 곁에 머물며 몸 상태를 책임지는 트레이너들은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존재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캠프에서 가장 오래 근무하는 건 트레이너들이다. 선수들이 일과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준비하고, 선수들의 몸 관리가 끝난 뒤 그날 일을 정리해야만 하루가 끝나기 때문이다.

2017 WBC 대표팀 트레이너들은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항상 선수들 곁에 붙어있다. 선수들보다 먼저 시작해 선수들보다 늦게 하루 일과를 마감하곤 한다. 대표팀의 훈련장인 구시카와 구장에서 포즈를 취한 유태현, 김병곤, 조대현, 김지훈, 김부원 대표팀 트레이너(왼쪽부터). 사진제공 | 조대현 트레이너

2017 WBC 대표팀 트레이너들은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항상 선수들 곁에 붙어있다. 선수들보다 먼저 시작해 선수들보다 늦게 하루 일과를 마감하곤 한다. 대표팀의 훈련장인 구시카와 구장에서 포즈를 취한 유태현, 김병곤, 조대현, 김지훈, 김부원 대표팀 트레이너(왼쪽부터). 사진제공 | 조대현 트레이너



● 구하기 힘든 대표팀 트레이너, 함께 뛰는 이들

이번 대표팀 트레이너는 총 5명이다. 가장 많은 대표팀 경력을 가진 조대현 NC 2군 트레이닝코치와 김병곤 SPOSA 피트니스 대표를 필두로 유태현 두산 트레이닝코치, 김지훈 SM엔터테인먼트 트레이너, 김부원 BBC트레이닝센터 대표가 WBC 대표팀의 일원으로 선수들을 책임지고 있다.

조대현, 김병곤 트레이너는 ‘베테랑’ 트레이너들이다. 1997년 한화에서 일을 시작한 조대현 트레이너는 2006년과 2009년 1·2회 대회를 함께 해 WBC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2001년부터 LG에서 일한 김병곤 트레이너는 2014인천아시안게임부터 대표팀을 맡고 있다. 동갑내기인 둘은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을 합작한 ‘전우’이기도 하다.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 맺은 인연으로 서로 돕고 배우면서 친구가 됐다.

KBO도 현 트레이너진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사실 국제대회 때마다 트레이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특히 WBC는 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바람에 각 구단들은 트레이너와 훈련보조요원 차출에 난색을 표하곤 한다. 당장 소속팀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니, 대표팀에 협조하기가 어려운 셈이다. 이번에도 대표팀 단골인 조대현 트레이너와 8명이나 선발된 두산의 유태현 트레이너를 제외하면, 현재 프로팀 밖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WBC 대표팀 허경민과 김하성이 트레이너의 사진을 보며 달리기 폼을 교정하고 있다. WBC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치른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WBC 대표팀 허경민과 김하성이 트레이너의 사진을 보며 달리기 폼을 교정하고 있다. WBC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치른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하루가 가장 긴 트레이너, 책임감으로 일한다!

트레이너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오전 7시30분 아침식사로 하루를 여는 5명의 업무종료 시간은 대략 저녁 9시다. 매일 12시간 넘게 일하는 셈. 그래도 대표팀 선수들을 위해 고단함도 잊고, 보람차게 움직이고 있다. 조대현 트레이너는 “야구장에 나가서 하는 일 외에도 숙소에 들어오면 더 바쁘다. 선수들 치료와 보강운동, 컨디셔닝 등을 하면 저녁 6시 정도에 끝난다. 이후 스케줄 관리와 트레이너 미팅, 그리고 코칭스태프 보고를 하면 저녁 8~9시”라고 설명했다.

선수들보다 바쁜 스케줄이지만, 트레이너들은 “당연히 바빠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내기 위해 선수들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트레이너 5명이서 선수단 28명을 책임져야 한다. 게다가 잠시도 선수들 곁을 떠날 수가 없다.

김병곤 트레이너는 “우리는 대표팀과 달리 실력으로 뽑힌 사람들이 아니다. 반면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들 아닌가. 이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만들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대표팀은 그런 책임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대표팀 선수들은 실력만큼이나 몸 관리 능력 역시 뛰어나다. 조 트레이너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각자 루틴을 갖고 있다는 게 확실히 다른 점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본인이 하지 말아야 할 걸 안다. 자기 몸에 대한 계획이 있다는 것, 그게 크게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WBC 대표팀 최형우와 이용규가 트레이너의 마사지를 받고 있다. WBC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치른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WBC 대표팀 최형우와 이용규가 트레이너의 마사지를 받고 있다. WBC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치른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사실 선수들의 인식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 조 트레이너는 “요즘 선수들 같은 경우는 치료실도 매일 20명 정도 이용한다. 운동치료와 보강훈련, 회복훈련을 병행하는데 과거와 달리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선수들의 인식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는 걸 대표팀 선수들을 보면서 느낀다”고 전했다.

시즌 전 열리는 WBC의 특성에 맞춘 트레이닝이 필수다. 김 트레이너는 “아무래도 평소 시즌보다 한 달 정도 빠르다보니 선수들이 급하게 몸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코어 중심근육을 잡고, 중심에서 팔다리로 힘을 원활히 전달시켜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조 트레이너는 대표팀 선수들의 올 시즌 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상성이라고 주기별로 운동해야 할 타이밍과 스케줄이 있는데 그걸 앞당기다보니 시즌 중에도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베테랑들이고 최상위 레벨 선수들이기에 관리를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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