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FC서울 아드리아노. 스포츠동아DB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실전을 치러보니 빈자리가 유독 더 크게 도드라졌다. FC서울이 ‘아드리아노 공백 메우기’라는 숙제를 확인했다.
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F조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후반 8분 브라질국가대표 출신 헐크에게 중거리슛을 허용하며 안방에서 무릎을 꿇었다. 패배 못지않게 아쉬웠던 것은 지난달 중국 갑리그(2부) 스좌장 융창으로 떠난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30)의 공백이었다.
서울은 지난해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를 앞세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4강, FA컵 준우승 등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데얀과 박주영은 여전히 팀을 지키고 있지만, 지난해 클래식 17골과 챔피언스리그 13골 등 두 대회에서만 30골을 터트렸던 아드리아노의 이적은 큰 우려를 낳았다.
PK 놓친 데얀 FC서울 데얀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2017 AFC 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 후반 14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서울 황선홍 감독은 상하이 상강전에 데얀을 원톱으로 기용했다. 데얀은 헐크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상대 수비수의 퇴장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자, 황 감독은 박주영을 교체투입해 데얀과 함께 투톱을 꾸렸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를 보진 못했다. 경기 종반에는 아드리아노의 ‘대체재’로 영입한 마우링요까지 내세웠으나 소득이 없었다. 서울 공격진은 퇴장으로 10명이 뛴 상하이 상강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황 감독은 상하이 상강전을 마친 뒤 “아드리아노가 좋은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없는 선수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선수들이 함께 공백을 메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황 감독의 말처럼 현재로선 아드리아노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기존 선수들의 몫이다. 서울이 2017시즌 첫 경기에서 확인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