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마운드 지각생 3人, 페이스 올라온다!

입력 2017-02-2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WBC 대표팀 이대은-임창용(오른쪽). 스포츠동아DB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갖고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다른 국제대회와 달리, 시즌 전인 3월에 열리는 대회 특성상 몸을 빨리 만들어야하는 과제가 있었다. 대표팀은 지난 대회 당시 대만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오키나와에서 강력한 일본 프로팀들을 스파링 파트너로 맞이했다.

오키나와 캠프는 예상대로 큰 효과가 있었다. 타자들은 요미우리, 요코하마 투수들의 빠른 공을 지켜보면서 적응시간을 단축했다. 양 팀 외국인투수를 각각 2명, 3명이나 상대한 것도 호재였다. 아무래도 배팅볼 투수들의 공이나, 피칭머신의 공은 한계가 있다. 일본에서부터 타자들의 눈이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귀국 후 치른 25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선 장단 11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평소보다 한 달 가까이 일정을 앞당겨야 하는 투수들에게도 캠프는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지각생 3명’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대체선수로 막차를 탄 임창민(32·NC)과 4주 군사훈련으로 운동을 뒤늦게 시작한 이대은(28·경찰), 그리고 오키나와에서 피칭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임창용(41·KIA)의 페이스가 걱정거리였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괜찮을 것”이라던 김인식 감독의 믿음처럼 3명도 정상적으로 피치를 올리고 있다. 임창민은 25일과 26일 쿠바와 평가전에 이틀 연속 2번째 투수로 등판해 모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각각 8개와 13개, 안타는 단 1개만을 허용했다.

이대은의 경우, 1라운드 선발등판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선 코치가 1라운드에서 이대은 대신 언더핸드 우규민(32·삼성)의 선발 기용을 시사했다. 그래도 이대은은 차분히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19일 첫 불펜피칭을 시작으로, 22일 요코하마전에서 발목을 접질린 차우찬(30·삼성) 대신 등판을 자처하는 등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1이닝 3안타 2볼넷 2실점으로 결과는 좋지 않았다.

25일 쿠바전에서는 2이닝 3안타 3삼진 1실점하면서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첫 이닝인 6회초엔 3안타를 맞으며 점수를 내줬지만, 7회엔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마치며 감을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선 코치가 “불펜 활용은 쉽지 않다”고 밝힌 만큼, 동률 팀 발생시 열릴 플레이오프나 2라운드에서 선발등판이 예상된다.

최고참인 임창용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불펜피칭조차 하지 못했다. “베테랑이기에 대회 때까지 알아서 몸을 만들 것”이라는 김 감독의 기대가 있었지만, 오른 어깨 담 증세에 훈련 후 지인의 차를 몰다 접촉사고를 내는 등 캠프 기간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25일 쿠바전에 앞서 첫 불펜피칭을 가진 뒤, 코칭스태프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공을 받은 불펜포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임창용 특유의 ‘뱀직구’는 살아있었다. 임창용은 내달 2일 열릴 상무와 WBC 첫 공식 연습경기에서 실전등판할 예정이다.

고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