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정현수 음악감독 “‘신세계’ OST, 영화와 대조적이죠?”

입력 2017-03-07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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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정현수 음악감독 “‘신세계’ OST, 영화와 대조적이죠?”



영화 ‘신세계’ ‘변호인’ 등에서 들어봤던 그 노래들을 탄생시킨 정현수 음악감독이 그동안 자신의 음악을 집대성한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묵묵히 자신의 얼굴 없는 조연의 역할을 해냈던 음악들이 이번에는 주연으로 등장해 다시 한 번 영화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영화 음악은, 그 음악이 들어감으로 인해 장면을 해칠 수 있어요. 그래서 영화 속 연기가 완벽하다면 음악이 없는 게 더 집중이 잘 될 수 있는 거죠.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영상에 집중하는 거예요.”

영화 음악은 영화만큼이나 우리와 가까운 음악이지만, 매번 영화에서 크게 부각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영화 속 음악은 시나리오가 탄생하고 캐스팅이 이뤄지기 전부터 준비 과정을 거친다. 그만큼 오랜 시간의 작업이 필요한 게 영화 음악이다.

“시나리오를 먼저 읽고, 영상을 보면서 후반작업을 하죠. 시나리오를 촬영 전부터 보기 시작하는 거예요. 다행히 시나리오에 굉장히 구체적으로 적혀있는 경우가 많아요.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대부분 생각한 것처럼 나오더라고요.”



‘신세계’ OST ‘빅 슬립’(Big Sleep)은 클라리넷이 주가 되는 곡이다. 남자들의 세계의 강렬함과 대조되는 느낌의 곡은 영화 속의 분위기를 더욱 특별하게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신세계’는 클라리넷을 내세워서 남자들의 세계와 대조적이게 만들었죠. 그런 식으로 (영화음악은) 감정을 더 드러내게끔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돌연변이’는 아코디언 같은 악기가 전 곡에 나오게끔 개성 있게 작업을 했고요. ‘베를린’은 큰 액션신도 있고 스파이물이다보니, 세련된 전자음악과 큰 오케스트라를 활용했죠.”

그가 다른 음악도 아닌 영화 음악을 자신의 영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처음엔 음악감독보다 작곡가로 곡을 쓰고 싶었어요. 중학생 때부터 영화 음악을 준비했었어요. 오케스트라나 화성악 공부도 하고요. 작곡가 입시를 클래식 작곡가 입시로 준비를 했었죠. 사실 전 디즈니 음악을 좋아했었어요. ‘신데렐라’ OST 같은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근데 정작 만든 음악은 ‘신세계’ OST였네요(웃음).”



‘신세계’ ‘베를린’ ‘변호인’ 등 그가 영화 음악을 맡았던 영화들이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에 비해 그의 음악들은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영화 속 음악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었다.

“영화 음악을 기억하는 건 쉽지 않아요. 멜로디를 기억하시는 영화는 ‘신세계’ 메인 테마나 ‘변호인’ 정도죠. 하지만 전 영화 음악이 기억나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에 녹아들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자신의 공이 드러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계속해서 영화 음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그렇게 계속 영화 음악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이 뭐였을까.

“‘신세계’ 노래를 들으면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르잖아요. 그런 것들도 그렇고, 감정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니까요. 영화는 종합 예술이에요. 각 분야의 예술인들이 뭉쳐서 하나의 작품이 나오는 건데, 음악이 큰 역할을 하니까 그만큼 큰 매력이 되는 거죠. 영화가 좋으면 영화 음악이 좋을 수도 있는 거예요. 영상을 보며 울고 웃고 하지만 음악에도 울고 웃고 할 수 있는 부분이라, 그게 영화 음악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유어썸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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