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왓슨스·롭스… ‘드럭스토어’ 전성시대

입력 2017-03-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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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럭스토어’ 전성시대다. 지난해 시장규모가 매출 1조2000억대로 급성장하면서 CJ·GS·롯데·신세계 등이 진출해 ‘대기업 빅뱅’으로 이어지고 있다. (맨위부터) CJ ‘올리브영’ 명동 본점에서 쇼핑하고 있는 고객들, GS ‘왓슨스’ 외부 전경, ‘롭스 롯데카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델. 사진제공 l 올리브영·GS리테일·롯데카드

지난해 시장규모 1조2000억대 급성장
GS리테일·롯데쇼핑 매장 신설 공격적
이마트는 ‘부츠’ 브랜드로 시장 재진입

‘드럭스토어 전성시대.’

일명 ‘헬스&뷰티(H&B) 스토어’라 불리는 드럭스토어 경쟁이 가중되고 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된 업태로,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에 건강식품·화장품 등을 함께 파는 소매형 잡화점을 말한다. 국내에는 1999년 12월 CJ올리브영이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에 1호점을 내면서 시장이 형성됐는데, 당시 소매점에서 의약품 판매가 금지돼 있어 화장품·미용·건강 상품 위주로 판매하면서 ‘헬스&뷰티 스토어’라는 별칭을 얻게 됐고 이게 곧 강점이 됐다.

CJ ‘올리브영’이 790개 매장으로 시장의 80%를 점유한 가운데, 그 뒤를 GS리테일 ‘왓슨스’(128개), 롯데쇼핑 ‘롭스’(90개)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1강 2중 체제다. 여기에 최근 이마트 ‘부츠’가 올 상반기 국내 첫 오픈을 예고하며 CJ·GS·롯데·신세계 등 대기업 빅뱅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우선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마트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지난 2012년 자체 드럭스토어인 ‘분스’를 오픈했지만 매장 수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드럭스토어 미국 1위 ‘월그린’과 영국 1위 ‘부츠’가 합병한 회사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BA)와 맞손을 잡기에 이른다. 지난 2년여 간 한국 시장에 ‘부츠’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 스타필드 하남점은 올 상반기 내, 서울 명동본점은 3분기 중 개점 예정으로, 기존 ‘분스’도 ‘부츠’로 통합해 사업 효율을 극대화 할 방침이다.

GS리테일과 롯데쇼핑의 2위 경쟁도 관전포인트다. 우선 GS리테일은 최근 왓슨스홀딩스가 보유 중인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118억9000만원에 인수, 왓슨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단독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점포 수나 제품군 선정이 자유롭기에, 향후 공격적인 드럭스토어 키우기에 돌입할 태세다.

롯데쇼핑 ‘롭스’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최근 롯데카드와 맞손을 잡고 ‘롭스 롯데카드’를 내놓는 등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롭스’ 매장에서 이용시 최대 1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건강과 미용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과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으로, 20∼30대 여성고객들의 선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롯데카드 측 설명. 롭스 측은 “올해 신규 매장 30여 개를 추가로 열어 총 120여 개 매장 구축과 함께, 전년대비 80% 매출 성장이 목표”라고 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드럭스토어 진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 성장에 기인한다. 지난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매출 1500억 원대에 불과했던 시장이 지난해 1조2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등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는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가성비’ 소비 패턴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럭스토어의 경우, 중소형 제품과 덜 알려진 해외 브랜드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는데, ‘가성비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시장 성장에 일조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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