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장충의 봄’

입력 2017-03-12 1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 경기가 많은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열렸다. 장충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올 시즌 배구코트를 달궜던 ‘장충의 봄’이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비록 고대하던 장충벌 포스트시즌은 이루지 못했지만, 흥행면에서 가능성을 보이며 다음 시즌 전망을 환하게 비췄다.

‘배구의 성지’로 불리는 장충체육관에 다시금 봄바람을 몰고 온 주인공은 ‘장충 남매’ 우리카드와 GS칼텍스였다.

우선 남자부 우리카드는 지난 두 시즌 연속 꼴찌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 새롭게 태어났다. 외국인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21)의 가세와 30세 동갑내기 신으뜸과 김광국의 늦깎이 성장을 앞세워 막판까지 열기를 더했다. 여기에 높은 홈 승률(0.500, 18경기 9승)은 장충팬들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다.

예상을 깨고 선전한 우리카드와 달리 GS칼텍스는 부침을 겪었다. 개막 이후 내내 하위권으로 처지며 이선구(65) 감독이 물러나고 차상현(43)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차 감독은 중위권 도약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팀에 변화를 꾀했다. 젊은 사령탑의 등장 속에 GS칼텍스는 낮은 순위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우리카드 못지않은 팬층을 자랑하며 장충의 봄에 힘을 보탰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빛을 발했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부터 중구민(서울)을 대상으로 입장권 50% 할인혜택을 실시했다. 지역주민부터 포섭해나가겠다는 전략이었다. 여기에 단체관중들을 위해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버스 마케팅도 큰 호응을 얻었다. GS칼텍스 역시 이에 발맞춘 팬서비스로 효과를 봤다. 중구와 성동구에 위치한 학교를 대상으로 배구 클리닉을 열어 연고지 주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했다.

올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녀부 동반경기가 열린 12일 장충 최종전에서도 봄바람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장충 남매 모두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었음에도 구름관중이 몰렸다. 이날 총 3512명이 장충을 찾은 가운데 남자부 앞 경기가 한창이던 오후 3시경엔 여자부 팬들이 일찌감치 모여 기다랗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시즌(2411명)보다 377명 늘어난 2788명의 평균관중이 허수가 아니라는 걸 마지막까지 입증해냈다. 다음 시즌에도 장충의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장충체육관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