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최백호, 그 아름답고도 허탈한 ‘낭만에 대하여’

입력 2017-03-13 0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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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넥스트트렌드

최백호의 ‘낭만의 힘’은 40년이 지나 더욱 깊고 진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최백호는 11일과 12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40주년 기념 콘서트 ‘불혹’을 개최하고 이틀간 약 2000여 관객들과 만났다.

배우 이승훈의 모노드라마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그쟈’와 ‘애비’, ‘뛰어’, ‘입영전야’ 등 최백호의 과거 곡들은 물론 ‘부산에 가면’, ‘바다 끝’ 등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곡까지 골고루 셋리스트에 포함됐다.

특히 ‘마르따의 연인’이나 주현미와 듀엣으로 선보인 ‘풍경’ 등 이날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무대였고, ‘영일만 친구’와 ‘낭만에 대하여’와 같은 최백호의 대표곡 무대도 당연히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약 2시간에 걸쳐 총 16곡의 무대를 선보인 최백호의 콘서트는 그가 왜 ‘낭만가객’이라고 불리는지 다시금 확신시켜준 무대였다.

사진=인넥스트트렌드


이는 비단 최백호의 대표곡인 ‘낭만에 대하여’에 낭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노래와 목소리에는 그만의 ‘멋’이 담겨있다.

최백호의 노래들은 단순히 희로애락의 감정으로만 표현되지 않는 인생의 일부가 담겨있다.

듣는 사람에 따라 그의 노래는 때론 수십 년을 함께한 친구와 술 한 잔 기울이며 나누는 이야기이고, 때론 아버지가 담담하게 자식세대에게 전하는 말이며, 때론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읊조리는 혼잣말이 된다.

아름다운 추억과 씁쓸한 회한의 순간을 동시에 떠올리게 만드는 이 이야기들은, 허탈할 정도로 담담하다가도 어느 순간 격정적으로 쏟아내는 최백호의 중저음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달콤쌉싸름한 ‘낭만’이 된다.

이처럼 최백호의 음악들은 한 남자의 ‘삶’ 그 자체의 일부를 노래하기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공감을 얻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실제 이날 콘서트의 주 관객층은 아무래도 최백호와 같은 세대인 6~70대였지만, 3~40대 관객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는 ‘낭만의 힘’을 보여주었다.

사진=인넥스트트렌드


▲이하 셋리스트

1. 길 위에서
2. 그쟈
3. 애비
4. 뛰어
5. 입영전야
6. 마르따의 연인
7. 풍경 (주현미 듀엣, 12일 공연)
8. 부산에 가면
9. 바다 끝
10. 베사메무쵸
11. 보고 싶은 얼굴
12. 영일만 친구
13. 청사포
14. 봄날은 간다
15.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앙코르
16. 낭만에 대하여
17. 열애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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