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격’ 기업은행 뒤에 숨은 우승확률 71.4%

입력 2017-03-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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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선수들이 28일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전에서 흥국생명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 화성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기업은행 선수들이 28일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전에서 흥국생명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 화성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말 그대로 ‘대반격’이었다. 벼랑 끝에서 되살아난 IBK기업은행이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의 흐름을 뒤바꿔놓았다.

기업은행은 28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5-20 24-26 25-21 15-8)로 흥국생명을 꺾고 1차전 패배 후 2연승을 달렸다. 역대 여자부 챔프전에서 1승1패로 맞선 3차전 승리팀의 우승확률은 71.4%(7번 중 5차례, 7전4선승제 제외). 이로써 기업은행은 보다 유리한 확률을 등에 업고 우승 트로피를 향한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두게 됐다.

2차전에서 센터 김희진의 라이트 투입이라는 깜짝 작전으로 재미를 본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이날 정공법으로 나섰다. 김희진이 이미 체력적으로 고갈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포지션을 옮기는 일은 무리라는 판단에서였다. 다만 이날 이 감독이 품속에서 다시금 꺼내든 카드는 따로 있었다. 베테랑 세터 김사니(36)였다.

김사니는 지난 2차전에서 코트를 밟지 못했다. 사실상 온몸이 부상인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는 일이 불가능했다. 이날 역시 이 감독은 김사니를 뒤로 하고 이고은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선발세터 이고은이 흔들리며 첫 세트를 21-25로 내주자 이 감독은 2세트부터 김사니를 중용하며 반격을 노렸다. 2세트를 25-20으로 잡은 이 감독은 세트가 끝나자마자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던 김사니를 지목했다. 3세트 선발을 의미하는 제스처였다.

28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화성 IBK기업은행과 인천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IBK기업은행 김사니가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화성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8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화성 IBK기업은행과 인천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IBK기업은행 김사니가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화성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직 부상에서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김사니였지만, ‘맏언니’는 아픔도 잊은 채 3세트부터 5세트까지 계속해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경험은 팀이 어려울 때 더욱 빛났다. 4세트 팀이 24-18로 여유 있는 리드를 잡은 뒤 내리 두 점을 뺏기자 김사니는 다시 코트에 나와 매디슨 리쉘에게 세트를 따내는 공을 배달하기도 했다. 결국 기업은행은 마지막까지 코트를 지킨 김사니와 리쉘(42점)~박정아(23점) 쌍포를 앞세워 홈에서 귀중한 연승을 챙겼다. 반면 흥국생명은 이날 타비 러브(32점)와 이재영(22점)이 분전했지만, 후반 집중력 부재로 통합우승 길목에서 궁지에 몰렸다.

한편 200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역대 12차례 열린 여자부 챔프전에선 1승1패로 동률을 이룬 뒤 맞선 3차전 승부가 총 7번 있었다. 이 가운데 단 2차례를 제외하고 5번의 3차전 승리팀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화성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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