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이라는 테마를 단 유통사 PB상품과 제조사 NB상품의 협업이 유통업계 관전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제과 죠스바와 수박바를 떠먹는 아이스크림 형태로 출시한 홈플러스 죠스통과 수박통(위사진), GS25와 락앤락이 맞손을 잡고 출시한 ‘유어스x락앤락 기념세트’. 사진제공 l 홈플러스·GS25
식음료·패션·뷰티·생활용품 등 선봬
유통-점유율 확대, 제조-판로 확보
‘적과의 동침.’
유통업계에 떨어진 특별 미션이다. 유통사 PB(Private Brand·자체브랜드)와 제조사 NB(National Brand·제조사 제품)의 협업이 관전포인트로, 그간 라이벌로 인식돼 온 만큼 콜라보 자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롯데제과와 맞손을 잡고 죠스바와 수박바를 떠먹는 아이스크림 형태인 죠스통과 수박통으로 출시한 게 대표적. 오리지널 맛과 식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량을 6배 이상 키운 게 특징이다. 이밖에도 서울우유와 손잡고 기존 상품보다 11배 이상 커진 ‘서울F&B 패밀리 요구르트’를, 주류업체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강서맥주’·‘달서맥주’ 등 수제맥주를, 패션업체 파크랜드와 손잡고 부산 동래점에 라이프스타일숍 ‘제너럴 리퍼블릭’을 오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타 대형마트와 달리 그룹 내 식품·의류 계열사가 없어 타 제조업체와의 협업이 활발하다는 게 홈플러스 측 귀띔이다.
편의점도 동참했다. 세븐일레븐이 화장품 업체 ‘비씨엘’과 맞손을 잡고 색조 브랜드 ‘0720’을, 크라운제과 및 커피업체 쟈뎅과 함께 ‘죠리퐁라떼’를, 동원F&B 및 팔도와 함께 ‘동원참치 라면’을 출시한 게 그 예. 또 GS25는 주방용품 업체 락앤락과 손잡고 밥·반찬용기 특별 기획세트 ‘유어스x락앤락 기념세트’를, LG생활건강 ‘비욘드’를 독점 차별화 상품으로 론칭해 소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CU가 CJ제일제당과 손잡고 ‘고메 함박스테이크’와 ‘스팸 밥바’를, 매일유업과 맞손을 잡고 바이오 요거트를 추가한 ‘허니&숯불치킨이닭 도시락’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밖에도 NS홈쇼핑은 소파전문브랜드 자코모와 협업해 ‘대디소파’를 선보였다.
이처럼 식음료·주류·패션·뷰티·생활용품 등 다채로운 영역에서 PB상품과 NB상품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고객들에게 익숙한 기존 상품을 PB상품에 접목해 품질에 대한 보장은 물론, 고객의 상품 선택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기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PB상품의 파급력과 기존 NB상품의 인지도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유통업계와 제조업체의 협업이 지속되고 있는 추세”라며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활용해 유통업체에서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는 한편,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