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강’으로 치고 나갈 수 있을까

입력 2017-04-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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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김기태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중 환하게 웃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김기태 감독은 손사래를 치지만 ‘KIA 대세론’이 4월부터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순위도 가장 위에 있지만, 이 기세를 계속 끌고 갈 힘이 KIA 안에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불과 2년 전인 2015시즌을 앞둔 시점까지만 해도, 김 감독이 취임할 때만 해도 야구계에서 KIA를 향한 평가는 차라리 ‘동정’에 가까웠다. “폐허다. 누가 와도 답이 없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취임한 김 감독과 KIA 프런트는 장기적으로 팀을 만들었다. 김 감독 계약 마지막해인 2017시즌에 방점을 찍고, 역산(逆算)으로 움직였다. KBO 풍토에서 감독과 프런트가 3년을 보고 팀을 꾸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상호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작업이다.
‘망신만 안 당하면 다행’일 줄 알았던 2015시즌 리빌딩의 씨앗을 뿌렸고, 2016시즌 5강이라는 서프라이즈 실적을 냈다. 그리고 때가 무르익자 KIA 프런트는 프리에이전트(FA) 최형우를 김 감독에게 선물했다. 이 사이, 잡아야 할 내부 FA는 거의 다 잡아 전력누수를 막았다. 트레이드도 지속적으로, 공격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가 쌓이고 쌓이다보니 어느덧 KIA는 투타 밸런스가 갖춰진 팀이 되어있다. 특히 물음표인줄 알았던 선발야구가 최상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양현종~헥터~팻딘~임기영까지 4선발은 난공불락의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불펜이 정립되지 않았다고 해도, 선발야구가 되는 이상, 치명적이진 않다. 게다가 KIA는 타선이 강력해 고득점 경기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또 하나의 호재는 KIA를 위협할 팀들의 4월 페이스가 예상보다 안 좋은 점이다. 당초 3강으로 꼽혔던 ‘디펜딩챔피언’ 두산이 의외로 휘청거리고 있고, LG도 기복이 심한 편이다. 초반 비교적 순항 중인 kt와 NC가 KIA를 추월하기도 전력 상 쉽지 않다.

시즌은 길고, 고비는 올 것이다. 그럼에도 감독도, 프런트도, 선수단도 기회가 왔음을 실감하는 분위기라는 것만큼은 감지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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