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배터리 양의지-함덕주, 분위기 반전을 이끌다

입력 2017-04-23 1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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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함덕주(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배터리(Battery)가 충전되자 침체된 분위기도 활기를 되찾았다. 시즌 초반 활로를 찾지 못하던 두산이 23일 인천 SK전에서 투수와 포수, 배터리 조합을 앞세워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올 시즌 선발로 전환한 좌완 함덕주(22)와 안방마님 양의지(30)였다.

함덕주는 2017시즌 두산 선발진의 마지막 카드와도 같다. 자타공인 ‘판타스틱4’의 마침표를 찍을 5선발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판타스틱4가 완성체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라 함덕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첫 승까지는 4경기가 걸렸다. 함덕주는 6일 수원 kt전(4.2이닝 2실점 0자책)에서 첫 선발로 나선 뒤 3경기 내리 승리와는 인연이 없이 1패만을 안았다. 그러나 내용은 갈수록 좋아졌다. 12일 잠실 KIA전(5이닝 2실점)에서 처음으로 5이닝을 채웠고, 18일 잠실 삼성전(6이닝 6실점 4자책)에선 첫 퀄리티스타트를 올려 선발로서 안정감을 찾아갔다. 그리고 네 번째 등판인 이날 5.1이닝 5안타 6삼진 4실점으로 팀의 8-4 승리에 디딤돌을 놓고 데뷔 첫 선발승을 함께 챙겼다. 시속 120㎞대에 형성된 체인지업이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았다.

함덕주의 첫 승을 책임진 팀 내 일등공신은 그와 호흡을 맞춘 포수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올 시즌 온전하지 못한 몸을 이끌고 개막에 임했다. 오른쪽 어깨는 물론 허벅지와 발목에 경미한 부상까지 생겨 풀타임 소화마저 어려웠다. 주전포수의 몸 상태가 뚝 떨어지니 팀이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기가 어려웠다.

이날 경기는 양의지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를 증명하는 한 판이었다. 양의지는 1-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2루타를 때려내고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어 3회 2사 1·3루에선 상대 선발 메릴 켈리의 시속 145㎞ 커터를 받아쳐 좌측담장으로 공을 보냈다. 승기를 잡는 3점홈런.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4로 근소하게 앞선 5회 다시 켈리를 상대로 우월 1점홈런을 뽑아내 승부의 추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수비에선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함덕주의 첫 승을 도왔다. 이날 양의지가 4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자 동료 야수들은 장단 14안타 8득점을 합작했다. 영건의 첫 승과 안방마님의 회복세를 함께 얻은 두산은 분위기 반전이라는 선물도 동시에 안았다.

인천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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