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신임 KOVO 총재.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조원태 대표이사(42)가 한국배구연맹(KOVO) 수장으로 추대됐다. 당초 남자 7개팀, 여자 6개팀 단장들은 25일 총회까지 새 총재를 선임하기로 합의했고, 사실상 단일후보로 확정된 대한항공배구단 조 구단주의 수락을 기다렸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허락 여부를 놓고, 긴 기다림 끝에 24일 밤 조 구단주 측은 “맡겠다”는 통보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구단주들이 돌아가며 총재를 맡는다’는 KOVO 합의는 지켜지게 됐다. 2012년 11월부터 KOVO를 이끈 구자준 KOVO 총재는 6월30일을 끝으로 물러난다. 구 총재 체제 하에서 KOVO는 ▲우리카드 창단과 정상화 ▲NH농협 타이틀스폰서 장기계약 ▲5년 총 200억원의 TV 중계권 계약 등, 배구가 겨울스포츠 최강자로 자리매김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듣는다.
배구 인기가 궤도에 오른 환경에서 조 구단주의 등장에 배구계는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표하고 있다. 일단 조 구단주는 자격 요건에서 명분을 갖췄다. 2016~2017시즌 도중 대한항공배구단 구단주 취임 뒤 팀의 원정경기까지 동행할 정도로 진정성을 보여줬다.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배구 발전을 위해 쓸 수 있는 재력과 조직력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관건은 ‘현실적으로 배구 행정을 아직은 잘 모르는 조 구단주가 어떻게 권한을 사용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조 구단주가 KOVO 총재를 맡으며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알겠는데, 배구를 위해 무엇을 해줄지는 미지수’라는 관점이다.
실제 그룹 일이 바쁠 조 구단주가 KOVO 사무를 디테일하게 챙기기는 쉽지 않을 터다. 결국 조 구단주를 보좌할 실무라인의 조력이 절실한데, 어떻게 인선을 할지가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부총재직을 신설해 대한항공 그룹에서 ‘낙하산 임원’이 내려오는 것 아닌가? 사무총장도 친(親)대한항공으로 알려진 배구계 인사를 임명할 수 있다. 만약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이 KOVO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구 총재 체제에서 과오도 있었지만 KOVO는 대한민국 4대 프로스포츠 기관 중 가장 리버럴한 조직으로 꼽혔다. 전문성을 갖춘 실무자들이 우대 받는 ‘일하는 분위기’가 살아 있었다. 조 구단주의 취임 이후 어떤 식으로든 KOVO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핵심은 ‘대한항공 조직문화’의 일방적 주입이 아니라, 어떻게 관용적인 자세로 배구계를 통합하고, 조율할 수 있느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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