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오르샤-강원 디에고-포항 룰리냐(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강원FC·한국프로축구연맹
평균 나이 27세.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하고 있는 41명 외국인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다. 타지에서 청춘을 불태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 대부분은 여러 나라를 거쳐 한국 땅을 밟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K리그에서 서서히 빛을 보고 있는 청춘들이 있다. 짠내나는 고생 끝에 K리그에서 꽃봉오리를 틔운 용병들을 소개한다.
24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련함이 돋보이는 오르샤는 올해로 프로 9년차를 맞는 베테랑이다. 16세에 자국 리그에서 데뷔한 오르샤는 크로아티아 청소년 대표까지 거치며 촉망받았지만 이탈리아 세리에B로 이적 후 적은 출전 기회로 좌절하며 여러 팀을 떠돌았다.
오르샤의 축구 인생은 2015년 한국 땅을 밟은 뒤에 전환점을 맞았다. 2015년부터 2년 동안 전남 소속으로 자신의 재능을 확실히 보여주며 재능을 인정받은 뒤 울산 현대로 이적하며 축구 인생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강원의 디에고는 ‘작은 드록바’로 불리며 브라질 U-20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호나우지뉴나 네이마르 등 브라질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한솥밥을 먹었지만, 옮기는 팀마다 임팩트를 주지 못하며 포르투갈, 브라질, 중국 리그를 전전했다.
디에고 역시 이번 시즌 강원을 만나며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7경기에서 3득점만을 기록하고 있지만, 남다른 피지컬과 폭발적인 가속도, 그리고 외국인 선수답지 않은 헌신적인 플레이로 강원 공격진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포항의 룰리냐는 가장 극적인 입지 변화를 보이고 있는 선수다. 브라질 U-17 대표 출신의 룰리냐는 AC밀란 출신인 파투와 함께 유럽 빅클럽에서 러브콜을 받았던 선수다. 그러나 소속팀의 반대로 유럽행이 무산된 뒤 침체기를 겪었다.
7년 동안 무려 9팀을 오가며 자리 잡지 못했던 룰리냐는 지난 해 한국 땅을 밟았다. 그러나 지난해 소속팀과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여 이번 시즌을 앞두고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룰리냐를 부활시킨 건 최순호 감독이다. 최순호 감독은 이번 시즌 룰리냐를 측면이 아닌 10번 위치에 기용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현재 룰리냐는 양동현과 함께 포항의 공격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윤승재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