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규
경정 막내 14기들이 한 달간의 짧은 신인경주를 끝내고 3월부터 선배들과 실전 경주를 치르고 있다. 신인경주에서는 전반적으로 고른 기량을 보이며 선수들 간 전력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신인 선수들 사이에 옥석이 가려지는 분위기다.
새내기 12명 가운데 현재 발군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졸업경주 우승자 박원규(24, B2등급)다. 신인경주에서 3승을 거두며 유망주다운 활약을 펼쳤다. 선배들과 맞대결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배들과의 실전 경주에 첫 투입된 8회차(3월15∼16일) 경주에서 연속 입상에 성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13회차(4월19∼20일) 경주에서는 세 번의 출전 경기 모두 입상하며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신인 강자로 빠르게 자리매김 하고 있다. 실전에서 노련한 경주운영이 중요한 경정에서 신인이 데뷔하자마자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박원규의 활약은 7기 최강자 심상철, 12 기 강자 유석현의 데뷔 때를 보는 듯하다. 평균 스타트 0.19초의 빠른 스타트는 박원규만의 확실한 주무기다. 앞으로 플라잉 같은 악재만 없다면 연말쯤에는 누구도 무시 못 할 강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박원규 활약에 견줄 수는 없지만 이휘동, 조규태, 김은지, 김성찬 등도 양호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휘동은 10회차(3월29∼30일)와 14회차(4월26∼27일)에서 한 차례씩 우승을 차지했고 조규태는 어떤 편성을 만나든 꾸준하게 3, 4 착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김성찬은 9회차(3월22∼23일)에서 한 차례 우승했다. 신인 여자 3인방 가운데 가장 나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은지도 최근 열성 모터를 연속해서 배정받으며 성적이 썩 좋지는 않지만 기존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선회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까지는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 특히 신인경주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내심 박원규와 14기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정환이 실전에서는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스타트에서 밀리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감 부족인지 경합 상황 속에서 신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권혁민, 문성현, 서종원, 이지은, 하서우 등은 스타트에서 약점을 보이며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특별한 계기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정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바람이 강하게 불면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이 경기를 풀어나가기 어려워 당분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플라잉 제재기간이 예전에 비해 대폭 줄어들어 스타트 부담이 적고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좋은 편이어서 좋은 성능의 모터를 탑재하거나 코스가 유리할 경우에는 충분히 이변을 만들 수 있다. 고배당을 선호하는 팬들이라면 14기 신인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한다”고 충고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