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無연승-無위닝 삼성, 원년 삼미보다 심각

입력 2017-05-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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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이 최악의 부진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8일 현재 32경기를 소화해 6승24패2무(승률 0.200)를 기록 중이다. 1위 KIA(23승9패·승률 0.719)에 벌써 16경기차로 멀어졌고, 바로 위에 있는 공동 8위 한화와 kt(14승18패·승률 0.438)에도 무려 7게임차나 난다. 구단 역사뿐만 아니라 KBO리그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부진이다. 초반의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개막 후 벌써 한 달 열흘가량이 지난 시점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커 보인다.

12일 오후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2017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열려 한화가 삼성에 5대 3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종료 후 7연패를 당한 삼성 선수들의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삼성 6승? 1982년 삼미도 초반 30경기 9승

흔히 약체팀을 말할 때 원년인 1982년 삼미를 떠올리곤 한다. 원년엔 한 시즌 80경기 체제였는데, 삼미는 15승65패로 승률 0.188을 기록했다. 한 시즌을 기준으로 역대 최저 승률이다. 올해 삼성이 현재까지는 승률(0.200)에서 원년 삼미보다 조금 더 우위에 있지만, 같은 시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원년 삼미보다 더 좋지 않다.

올해 삼성은 2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고 승부가 갈린 30경기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삼미는 초반 30경기에서 9승21패를 기록했다. 승률 0.300이다. 오히려 6승밖에 거두지 못한 삼성보다 나았다. 초반 30경기 6승은 역대 최악의 출발인 셈. 지난해 한화도 최악의 출발을 했지만 초반 30경기에서 8승22패(승률 0.267)를 기록했다.

프로 원년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 사진제공|삼미 슈퍼스타즈



● 연승도 올린 원년 삼미, 연승도 없는 올해 삼성

삼성은 올 시즌 6승을 하기까지 2연승조차 한 번 하지 못했다. 당연히 위닝시리즈도 한 번 없다. 삼미는 원년에 첫 경기(3월28일 삼성전)에서 승리하면서 올 시즌 삼성보다 첫 승이 빨랐고, 초반 30경기를 통해 2연승(5월2일 롯데전·5월5일 롯데전)도 한 차례 달성했다. 삼미는 6월5일과 6일 MBC전에서도 한 차례 더 2연승을 기록해 그해 2연승을 2차례 기록한 바 있다.

1982년엔 전기리그(40경기)와 후기리그(40경기)로 나눠 치렀는데, 삼미는 전기리그에서는 10승30패(승률 0.250)를 기록했다. 후기리그에 5승35패(승률 0.125)로 더 참혹한 성적을 냈지만, 초반 30경기와 전기리그에서는 올해의 삼성보다는 더 나은 행보였다. 역으로 그만큼 현재의 삼성 성적표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지표도 삼성답지 않다. 무엇보다 팀방어율이 6.27로 최악이다. 역대 최악의 팀방어율을 기록한 2014년 한화(6.35)보다는 낫지만, 원년 삼미(6.23)보다 좋지 않은 수준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 스포츠동아DB



● 삼성은 반등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삼성은 원년 삼미보다 못한 성적표로 끝날까. 모두가 우려하는 사상 최초 100패팀이 될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올 시즌은 144경기 체제다. 원년보다 64경기나 많다. 아직은 연승이나 위닝시리즈 한 번 없이 가고 있지만, 분명 연승의 기회는 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현재 전력이 삼성의 전성기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지만, 이대로 끝날 만큼 형편없는 전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분위기다.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2일 대구 두산전에서 연장 10회말 그동안 부진하던 다린 러프의 끝내기홈런이 나올 때만 하더라도 계기가 만들어진 듯했지만, 이후 행보도 큰 변화가 없다. 스윕은 차치하더라도 우선 2연승 또는 위닝시리즈라도 한번 해야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 듯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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