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변경 성공’ 고영표-김재윤에 웃는 kt

입력 2017-05-0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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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김재윤(오른쪽). 스포츠동아DB

막내구단 kt는 투타를 막론하고 여러 히트상품이 가장 필요한 팀이다. 후발주자로서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최적의 유인책일 뿐만 아니라 팀에 활력을 넣을 수 있는 기폭제가 바로 히트상품이기 때문이다.

1군 진입 3년째를 맞는 올 시즌, kt가 내놓은 ‘신상’은 고영표(26)와 김재윤(27)이다. 지난해까지 불펜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던 둘은 올해부터 보직을 바꿔 성공적인 야구인생을 활짝 열고 있다. 쉽사리 지울 수 없었던 물음표마저 어느새 느낌표로 바뀐 모습이다.

2014년도 KBO 신인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kt의 첫 번째 선택을 받았던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는 선발 새내기로서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8일까지 선발로 7경기에 나와 3승(3패) 방어율 3.35를 거두고 팀 내 확고한 5선발로 자리 잡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에 불과하지만, 데뷔 이후 비장의 무기로 사용했던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안정적인 경기운영 능력을 뽐내는 중이다.

등판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영표의 값어치는 더욱 높다. 고영표가 거둔 3승은 모두 팀이 전날 패배를 기록한 뒤에 나왔다. 지난달 5일 kt가 수원 두산전에서 패한 바로 다음날 고영표는 같은 팀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따내 연패를 막았고,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둔 지난달 29일 수원 LG전 역시 팀의 5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완벽투로 귀중한 1승을 올렸다. 7일 대전 한화전도 마찬가지. 팀이 다시 3연패로 허덕이던 시점에서 고영표는 6이닝 6삼진 무실점 호투로 10-0 대승을 이끌었다.

고영표가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5선발 자리와 함께 주목받는 곳은 kt의 뒷문이다. 올해부터 마무리로 전환한 김재윤이 팀 승리를 착실하게 지켜내며 단숨에 차세대 국가대표 마무리로 떠오르게 됐다. 휘문고 시절 포수 마스크를 쓰고 청소년대표로 나선 뒤 미국땅을 밟을 정도로 유망주로 손꼽혔던 김재윤은 kt로 건너와 투수로 위치를 바꿨다.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불펜에서 52경기에 나와 8승(1패) 14세이브를 올려 합격점을 받더니 올해부턴 전문 마무리로 전환해 벌써 7세이브(공동 3위)를 챙겼다. 블론세이브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초반 상승세 이후 8연속 루징 시리즈에 빠지며 침체 분위기로 몰린 kt. 투타의 동반 침묵 속에서도 새얼굴들의 반짝거리는 성장은 위안거리가 아닐 수 없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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