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미우새’ 맞이한 ‘개콘’, 재미난 각오를 했다 (종합)

입력 2017-05-10 1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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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미우새’ 맞이한 ‘개콘’, 재미난 각오를 했다 (종합)

KBS2 ‘개그콘서트’가 900회를 기점으로 부활을 각오했다.

10일 여의도 KBS별관 공개홀에선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900회 특집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개콘’과 19년을 함께 한 김준호와 김대희는 시작부터 정통 논쟁을 일으켜 분위기를 돋웠다. 김준호는 “공채는 SBS였고 KBS에선 특채 14기다. 1999년도 1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다. 99년도 9월에 사바나의 아침이라는 코너에서 어리바리라는 캐릭터였다. 아무도 모른다. 캐릭터가 없다가 이장님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개그를 알아가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900회를 맞이해 찡하다. 예전에 인터뷰에서 ‘진지록’을 1000회까지 하고 싶다고 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없어졌다. 개그를 계속 만들어낼 수는 없다. 쉬면서 아이디어를 얻는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수들처럼 개그를 몇 집 몇 집 발표하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 고퀄리티 시스템을 고민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대희는 “나는 정통 KBS 공채 14기다. 99년 7월 파일럿부터 ‘개콘’과 함께 했다”고 김준호를 놀렸다. 그러면서 “김준호는 경험해본 적 없는, 상상할 수 없는 ‘개콘’ 파일럿 녹화를 이곳 공개홀에서 했었다. 어떻게 시작해서 끝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분주했었다. 재작년 ‘개콘’을 쉰 후 첫 무대가 900회 특집 무대다. 정말 설렌다”고 끝까지 개그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민상 역시 “나는 KBS 공채 20기고 김준현이 아니다. 헷갈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며 “ 아마 역대 가장 꾸준히 출연한 개그맨이 아닐까 싶다. 김대희 선배는 중간에 쉬었고 김준호선배는 사건으로 쉬지 않았나”라고 거들었다.

간담회의 주요 주제는 ‘개콘’이 직면한 현실과 극복 방안이었다. 지난해 ‘개콘’ 시청률은 10% 이하로 추락했고 유행어를 창출했던 영광을 뒤로 한 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조롱을 받았다.

이정규PD는 “냉정하게 보면 눈에 띄는 캐릭터가 많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개콘’을 돌아보니 개그맨 본인과 캐릭터에 집중하기보다는 콩트의 완성도, 잘 짜여진 대본을 더 중시했던 거 같다”고 문제의식을 나타냈다.

이어 “‘K팝스타’가 끝나니 ‘미운 우리새끼’가 왔더라. ‘개콘’이 이런저런 변화를 꾀하는 도중에 아주 훌륭한 적수를 만났다”며 “개그맨들이 900회 특집과 함께 새 코너를 절반 이상 구성하고 있다. 김준호, 김대희가 6월 안에 컴백하는 등 901회부터 대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준호는 “점점 개그가 빨라져야 하더라. 웃음을 유발해야하는 속도 자체가 너무 빨라졌다. 몇 초 만에 웃겨야하는 시대”라고 흐름을 비판하며 “사실 ‘개콘’ 위기설은 19년동안 꾸준히 있었다. 우리는 온가족이 소통하고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개그를 지향한다. 더불어 KBS도 개그맨 발굴에 힘써줬으면 좋겠다. 1년 정도 이 코너 저 코너를 통해 숙성돼야 개그를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처럼만 노력한다면 다시 잘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개콘’은 900회 특집에는 유재석, 남궁민, 트와이스 등 게스트들이 출연한다. 또 김준호, 김대희, 유세윤, 강유미 그리고 김병만, 이수근 등 레전드 개그맨들과 서태훈, 이수지, 홍현호, 손별이, 박진호 같은 현재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라이징 개그맨들의 합동 무대도 펼쳐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정규PD는 “일부러 거창하게 3주 특집으로 구성했다. 900회를 큰 전환점을 만들고 싶어서였다”며 “바닥을 쳤으니 이제 올라오겠다”고 연출가로서의 자존심을 나타냈다.

‘개콘’ 900회 특집은 오는 14일부터 3주 연속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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