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에서 확인한 U-20 대표팀의 희망과 과제

입력 2017-05-12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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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11일 청주 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가졌다. 한국이 우루과이에 2-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청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많은 교체인원 & 전술변화로 빚어진 혼란은 과제
과감한 태도와 적극적인 자세는 100점 만점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의 목표는 뚜렷하다. 20일 개막할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최소 8강 이상의 성적을 노린다.

여정이 쉽지는 않다.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한 조에서 경쟁해야 한다. 최대 조 3위까지 토너먼트 라운드(16강)에 진입할 수 있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2위 이상 순위로 조별리그를 마쳐야 한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했다. 소집될 때마다 체력훈련~팀·개인전술~실전감각 극대화 등을 종합적으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4-2-3-1을 메인 포메이션으로 삼은 U-20 대표팀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게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 “100분, 120분까지 뛸 수 있는 몸을 만들겠다”던 신 감독의 의지대로 체력 역시 상당히 좋아졌다. 최종엔트리 체제로 1일부터 진행된 마지막 강화훈련에서도 1주차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가 ‘피지컬 극대화’였다. 2주차부터 훈련 강도를 낮췄고, 실전모드로 전환된 지금은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U-20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11일 청주 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가졌다. 한국 이승우(10)가 슛을 성공시킨 뒤 신태용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청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러나 아직은 팀이 완성되지 않았다. 11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우루과이 평가전(2-0)에서 아쉬움과 희망이 동시에 드러났다. 이날 U-20 대표팀은 3-4-3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3월 열린 ‘아디다스 4개국 축구대회’에서 대표팀은 쓰리백 카드를 꺼내든 기억이 있다. 다만 목적은 달랐다. 당시에는 대회 최종엔트리(21인) 선택을 염두에 둔 선수점검이 주 이유라면 우루과이전은 그간의 준비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기대와 달리, 조금은 어수선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뛰는 김승우가 중심축을 이룬 쓰리백은 다소 불안정했다. 김승우는 자신의 위치에 따라 팀 포메이션이 바뀌는 ‘포어-리베로’ 역할을 맡았는데, 2% 부족했다. U-20 대표팀 벤치가 지속적으로 주문해온 빌드-업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홀딩 맨’ 한찬희와 위치가 자주 겹쳐 공간이 늘어났다. 주로 좌우 풀백으로 뛴 윤종규~이유현 또한 미드필드 날개로는 파괴력이 부족했다. 속도감 있는 오버래핑과 침투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여기에 전체적으로 패스미스 빈도가 잦았다. 강팀을 만났을 때 꼭 필요한 효율적인 역습전개가 많지 않았던 이유다. 후반전 포백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사실상 교체인원을 제한하지 않아서인지 ‘패스 & 무브’가 매끄럽지 않았다.

물론 희망적인 부분도 많았다. 신체조건이 좋은 상대와 과감하게 경합했다. 몸싸움에서 밀릴 때도 있었으나 볼을 잡으면 적극적으로 공간을 개척하려 했다. 깊숙한 태클도 피하지 않았고, 볼을 빼앗기면 금세 되받아쳐 잃어버린 리듬과 흐름을 찾으려 했다. 공격 시에는 볼을 끝까지 놓치지 않아 슛으로 연결하려 했다. 전반 이승우의 헤딩 골과 후반 추가시간 강지훈의 오버헤드킥 쐐기 포는 모두 볼을 눈에서 떼지 않는 적극성에서 비롯됐다.

U-20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11일 청주 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가졌다. 한국 강지훈이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청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신 감독은 어린 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신감 있게 뛰라”고 주문해왔다. 연령별 무대는 성인레벨과 다르다. 전력이 반드시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흐름과 분위기만 잡으면 전력상 열세의 팀이라도 언제든 ‘큰 사고’를 칠 수 있다. 이변과 기적이 가장 많은 대회가 바로 U-20, U-17 월드컵이다. U-20 대표팀 관계자는 “(신태용 감독은) 실수 자체보다 그 이후의 행동과 플레이를 중요시 한다”고 말했다. 태도에서는 100점 만점이다.

‘넘지 못할 산은 없다’는 자세로 똘똘 뭉친 U-20 대표팀은 1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세네갈과 대회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16일 전주로 이동, 결전을 대비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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