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용마고 이상혁(왼쪽)과 유진성. 스포츠동아DB
이상혁은 프로필상 키가 170㎝(77㎏)로 야구선수치곤 작은 편이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듯, 이번 대회 5경기에서 상위타순(1~3번)을 오가며 공격의 물꼬를 트는 데 한몫했다. 14일 경남고와 4강전에선 0-0으로 맞선 5회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결승진출(2-1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경남고 투수 서준원의 몸쪽 공을 당황하지 않고 당겨 친 것이 주효했다. 이상혁의 콘택트 능력을 확인한 대목이기도 하다.
이상혁의 또 다른 강점은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이다. 한화 이정훈 스카우트팀장은 “이상혁은 송구능력이 뛰어난 데다 수비범위도 넓다. 체구가 작지만 근성도 뛰어나다”며 “공격력이 조금만 더 뒷받침되면 KBO리그 구단의 지명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이상혁은 “내 강점은 공을 맞히는 능력이다. 요즘은 ‘몸쪽 공을 놓치지 말라’는 감독님 조언을 듣고 그 부분을 더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173㎝(83㎏)의 단신 우익수 유진성은 8강전과 4강전에서 3번타자로 출장했다. 4번타자 오영수 앞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역할이다. 14일까지 이번 대회 5경기에선 17타수3안타(타율 0.176)로 눈에 띄는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결정적인 수비 하나로 팀의 결승진출을 이끌었다. 4강전에서 2-1로 쫓기던 8회 2사 2루에서 경남고 노시환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잡아냈다. 상대의 흐름을 완벽하게 차단한 플레이였다. 4월 주문제작한 새 글러브로 팀의 결승진출을 이끌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간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근성과 집중력 하나는 타고났다는 평가다.
유진성은 “솔직히 타구가 빠지는 줄 알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올해 처음 산 글러브로 공을 잡았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언제든 경기에 나가면 이를 악물고 미친 듯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