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뼈 다쳤던 정태욱 조촐한 생일파티에 선물까지…

입력 2017-05-17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U-20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11일 청주 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가졌다. 한국 정태욱이 우루과이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청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끈끈해진 U-20 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태극전사들이 16일 전주에 입성했다. U-20 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 뒤 23일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벌인다.

신바람 나는 축구축제를 다짐하며 결전지에 발을 디딘 어린 태극전사들에게 이날은 또 다른 의미에서 각별했다. 공교롭게도 핵심 수비수 정태욱(아주대)의 생일이었다. 1997년 5월 16일생인 정태욱은 하마터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3월 잠비아와의 ‘아디다스 4개국 대회’ 2차전에서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다 충돌해 정신을 잃은 아픈 기억이 있다. 목뼈에 실금이 가면서 전치 4∼6주의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동료들의 헌신적 도움 속에 완쾌했고, 결국 최종 엔트리(21명)에 들었다. ‘다시 태어난’ 정태욱의 생일이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어린 태극전사들의 전주 입성일이기에 감회는 더욱 새로웠다.

선수들은 이날 저녁식사 때 케이크와 함께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정태욱의 오랜 친구이자, U-20 대표팀 주장인 이상민(숭실대)은 숙소 인근의 편의점에 들러 작은 선물까지 마련하는 정성을 보였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이어 전주에서도 한 방을 쓰며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다. 이상민은 사고 당시 정태욱의 혀가 말려들어갈 때 침착한 조치로 가장 이상적인 스포츠 응급처치를 보여줬다.

이렇듯 팀 분위기는 아주 좋다. 대회 16강 진출을 다툴 기니,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등 경쟁국들과 같은 숙소에 머물지만 긴장하기보다는 차분히 결전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의 첫 훈련에 앞서 이승우(FC바르셀로나)는 “부담도 있지만 기대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신 감독도 “담담한 마음으로 전주에 왔다. 준비한대로 차분히 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어린 제자들을 격려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