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피플] ‘옥자’ 칸 상영…“감동·환상적” 호평 속 아쉬움의 평가

입력 2017-05-20 0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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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단

“감동적이고 환상적이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대한 해외 영화관계자의 반응이다.

프랑스 배급사 로스트 필름스의 마크 올리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만큼 훌륭하다”면서 “정치적인 이야기이지만 오락적인 요소도 있어 굉장히 좋았다”며 만족해 했다.

20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영화제 메인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상영한 가운데 현지 관객과 영화관계자들이 대체로 호평을 내놨다.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모습의 거대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안서현)의 사랑을 그린 영화. 식량난을 해소한다는 명분 아래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감행해 탐욕스런 자본의 논리를 관철시키려는 미국의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이를 저지하려는 비밀 동물보호단체 ALF(Animal Liberation Front·동물해방전선) 등이 엮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옥자를 구하려는 미자의 모험을 그린다.

19일 밤 열린 언론시사 직후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자연과 생명, 자본주의 관계를 그리려 했다”고 밝혔다.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리고 있는 필름마켓을 찾은 여성 주디프는 이날 언론시사에 이어 공식상영된 영화를 보고 “좋은 작품이다. 어린 소녀와 동물의 관계를 잘 설정한 것 같다”며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에 반응했다.

영화 프로듀서인 앤소니 제임스 포드도 “영화의 리듬감과 캐스팅이 좋다. 제작진의 노력이 빛난다”면서 “주제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것인데 바로 이 영화가 그렇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기 “봉준호 감독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그의 영화를 본 건 처음이다”거나 “그를 사실 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옥자’가 대체로 해외 영화관계자와 관객에게도 충분히 소구할 수 있는 이야기와 메시지를 지녔음을 말해준다.

이날 이 같은 객석 분위기는 영화와 해당 작품을 만든 감독을 비롯해 배우와 제작진에 대한 존경과 격려의 의미로써 보내는 기립박수의 풍경으로 이어졌다.

약 5분여 동안 이어진 기립박수를 받으며 봉준호 감독과 주연인 아역 안서현을 비롯해 변희봉,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등 출연진은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하지만 일부 관객은 다소 인색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전작인 ‘설국열차’와 ‘괴물’을 좋아한다는 프랑스의 한 영화 프로듀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큰 영화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식상영에 앞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안서현, 변희봉,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폴 다노 등 출연진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아역배우이자 주연인 안서현은 금색 장식이 달린 검은 원피스에 머리에는 꽃장식을 달고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입장해 눈길을 모았다.

또 이날 레드카펫에서는 이번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심사위원인 박찬욱 감독,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이 함께 입장하며 관객의 환호에 답했다.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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