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해투3’ 무성의한 초대…병풍 만들려고 불렀어요?

입력 2017-06-0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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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는 딱 좋았다.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와 친분도 없는 배우 조인성이 MC진의 초대에 응한 것도, 미션에 적극적인 자세로 힘을 실어준 것도 의외의 ‘이득’이었다. 500회 특집을 어느 때보다 훈훈한 에피소드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해투3’ 제작진은 조인성이라는 거물 게스트를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었던 걸까. 조인성에 집중한 나머지 다른 소중한 친구들의 분량을 ‘박살’내 버리는 최악의 실수를 범했다. 여기에 MC진의 말실수가 잇따르면서 보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일 방송된 KBS2 ‘해투3’는 지난주에 이어 500회 특집으로 꾸며졌다. MC들이 지인에게 방송이라는 것을 숨긴 채 “음식 재료를 가지고 와 달라”고 부탁하는 ‘보고싶다 친구야’ 미션이 그려졌다. 이날 조인성은 송중기와의 통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박보검과의 통화에서는 대뜸 “보검아. 나물 있느냐”고 단도직입적인 멘트를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조인성의 뜻밖의 예능감에 출연진도 제작진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다음 친구가 오기까지 녹화에 임하기로 했던 조인성은 엄현경의 친구 조보아와 조세호의 친구 유병재가 도착한 후 웃으며 떠났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MC들이 초대한 친구들이 쏟아지면서 분량 조절에 실패한 것. 한 친구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와중에 또 다른 친구가 등장하면서 산만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보다 못한 유병재는 “인터뷰도 인터뷰인데 여기 지금 무슨 자리냐”고 묻기도 했다.

또 다른 초특급 게스트 아이유가 등장하자 분량 차별은 더 심해졌다. 화장도 안 한 상태로 현장에 온 딘딘은 MC들의 관심에서 밀려났다. 이가운데 유인나 박보검 등 미션에 거듭 실패한 전현무는 마구잡이로 친구들을 불러냈다. 전현무의 요청에 블락비 박경과 기욤 패트리가 방문했지만 기욤 패트리의 분량은 처참했다. 전현무는 (녹화 기준) 다음날 결혼을 앞둔 오상진에게 김용만을 대고 초대하는 무리수까지 뒀다. 특히 전현무는 이후 등장한 엄현경의 친구 이명훈에 대놓고 “이광수 짝퉁”이라고 표현해 출연진의 야유를 받았다. 방송 이후 시청자 사이에서도 이 발언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밖에도 배우 최윤영 송재희 개그맨 이진호가 친구로 출연했다. 최윤영은 다행히 1분 PR 시간을 획득해 댄스와 함께하는 자기소개로 분량을 확보했고 송재희 또한 존재감 강렬한 등장과 넘치는 예능감으로 분량을 따냈다. 그러나 이진호는 인사만 하고 끝났다. 방송을 본 시청자 조차도 아마 이진호가 출연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게스트가 너무 많아서 분량 조절이 불가피했다”고 변명할 수도 없다. ‘해투3’ 제작진은 지난주 이미 방송했던 조인성과 이효리의 에피소드 등 조인성의 이야기를 ‘재탕’했다. 어쩌면 ‘해투3’의 MC진 ‘인간성 테스트’에 동원된 다른 친구들은 방송을 보며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러려고 오밤중에 음식 들고 나갔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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