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절반 뚝…‘스타 골퍼’ 없었던 한국오픈

입력 2017-06-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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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日 JGT 챔피언십과 일정 겹쳐 김경태 등 불참

1958년 9월 첫 티샷을 한 한국오픈은 올해로 60회를 맞았다. 같은 해 6월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에 이어 2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최고의 대회로 거듭났다.

한국오픈은 숱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1960∼1970년대는 한장상의 독무대였다. 1964년부터 1967년까지, 그리고 1970년부터 1972년까지 7차례나 한국오픈 정상에 오르며 국내 1인자로 명성을 떨쳤다. 그 후 최경주(1996년), 김대섭(1998년·당시 아마추어), 양용은(2006년), 배상문(2008∼2009년) 등이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플레이어의 계보를 이었다. 외국의 스타들도 자주 출전해 한국오픈의 격을 높였다. 버바 왓슨, 비제이 싱, 어니 엘스, 세르히오 가르시아, 로리 매킬로이, 리키 파울러, 이시카와 료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한국오픈을 빛냈다.

올해도 한국오픈은 천안 우정힐스골프장에서 성대한 잔치로 치러졌다. 새로운 혜택까지 더해져 판이 커졌다. 올해부터 우승자와 2위에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메이저대회인 디오픈(The OPEN) 출전권이 주어졌다. 주최측은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클럽하우스 옆 주차장을 비워 갤러리 이벤트 공간을 마련했고, 갤러리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대형 텐트도 설치했다. 코스 관리 또한 완벽했다.

그러나 메이저대회라는 규모와 전통에 비하면 올해 한국오픈의 흥행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몇 가지 이유가 겹쳤다. 먼저 일본의 메이저대회와 일정이 중복됐다. 같은 기간 일본에선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의 메이저대회인 JGT 챔피언십이 열렸다. 그러다보니 김경태, 김형성, 송영한 등이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국내남자골프에는 대형스타가 없다. 그나마 갤러리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스타들이 불참함에 따라 팬들의 관심은 줄었다.

남자골프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통쾌하고 화끈한 장타는 팬들을 사로잡는 남자골프의 매력이다. 그러나 이런 장점을 팬들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 갤러리들이 편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스탠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1번홀 티잉그라운드와 18번홀 그린 주변에 스탠드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일부 제한된 인원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더욱이 1번홀은 티잉그라운드 뒤쪽이 아닌 오른쪽에 설치돼 공이 날아가는 장면을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었다. 공이 날아가는 장면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티잉그라운드 뒤쪽으로 커다란 광고판을 세워 오히려 관전을 방해했다.

한국오픈은 수년 전만 해도 하루에 1만명 넘게 찾는 큰 축제였다. 지난해 최종일에도 1만2000 여명(주최측 집계)의 갤러리가 몰렸다. 그러나 올해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스타들의 경기를 보며 함께 환호하고 즐기기를 원하는 갤러리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다.

천안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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