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둥이’ 제주가 그날 그토록 흥분한 이유

입력 2017-06-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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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와 레즈 마키노 도모야키(5번)가 지난달 31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17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3-0으로 이긴 뒤 원정팀 제주 벤치를 자극하고 있다. 양팀 신경전의 원인을 제공한 그는 일본 언론을 통해 “충돌은 제주 책임”이라고 발뺌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우라와, 욕설·비매너 세리머니 도발
조용형 퇴장 등 편파적 판정도 영향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31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1·2차전 합계 스코어 2-3으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뼈아픈 패배도 모자라 폭력행위에 휘말렸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제주와 우라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뒤엉켰다. 벤치에 앉아있던 제주 백동규(26)는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우라와 선수를 가격해 퇴장 당했다. 경기 종료 직후에는 양 팀 선수들이 일제히 그라운드에서 몸싸움과 신경전을 벌였다. 경기장에 있던 우라와 팬들과 일본 언론은 일제히 제주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라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2일 AFC에 재발방지를 위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제주는 K리그에서 신사적 플레이를 펼치는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페어플레이를 추구하는 제주 선수단 전체가 우라와 원정에서 극도로 흥분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4일 “우라와의 즐라탄(류비안키치)이 (F가 들어가는) 욕을 우리 선수들에게 했다더라. 또 손가락으로 자기들이 3-0으로 이겼다면서 우리 선수들을 자극했다. 상대 스태프들까지 우리 벤치 쪽으로 와 환호성을 지르고, 우리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를 바라보면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승패를 떠나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심판의 편파적 판정도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특히 후반 36분에는 조용형이 정상적 플레이를 했음에도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제주는 이번 사태의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경기 후 선수단 조사에 나섰고, 영상분석을 통해 예의에 어긋난 우라와 선수단의 행동도 확보했다. 제주는 우라와에 대한 대응자료를 경기감독관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주는 구단 홈페이지에 페어플레이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한 반성의 뜻을 담은 사과의 글을 올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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