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거쳐 구속됐고, 대선이 12월에서 5월로 앞당겨 치러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노무현입니다’가 개봉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입니다’의 주인공인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변호사 시절부터 참여정부 비서실장까지 함께했다. 그는 ‘노무현입니다’ 후반부 인터뷰이로 출연하기도 했다.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먹먹함을 더했다.
이가운데 ‘노무현입니다’는 지난달 23일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를 통해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와디즈 펀딩 역대 최단 시간인 26분 만에 목표 그램 2억원을 100% 달성했고 사이트가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노무현입니다’는 목표 금액의 245%인 총 4억8900만원의 모집액을 달성했다. 이 작품은 ‘최단 시간 펀딩 성공’ 및 ‘역대 최대 사전예약’이라는 두 가지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개봉 전 실시간 예매율에서 전체 영화 2위로 선방한 ‘노무현입니다’는 개봉 첫날 7만881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워낭소리’(1091명),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8607명), ‘무현,두 도시 이야기’(1387명), ‘울지마, 톤즈’(2533명) 등 역대 흥행 다큐멘터리의 오프닝스코어를 압도적으로 경신한 기록이다.
‘노무현입니다’는 개봉 3일째인 지난달 27일 손익분기점 20만 관객을 돌파했다. 대박 흥행이 예견에서 확신으로 바뀌는 시점이었다. 이 작품은 개봉 첫주 주말이 끝날 무렵 누적관객수 59만6691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신작들이 대거 개봉하면서 박스오피스 2위에서 4위로 떨어졌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급기야 6월 3일에는 다큐멘터리 역사상 최단 기간인 10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같은 기록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개봉 18일 만에, ‘워낭소리’는 37일 만에 세운 바 있다.
‘노무현입니다’는 쟁쟁한 신작들이 개봉할 당시 스크린 수도 578개로 줄었다가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이틀 6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 개봉일 580개보다 오히려 스크린 수가 더 많아진 상황. 스크린 점유율과 상영 점유율 또한 꾸준히 두 자리 수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 기록을 써가고 있는 ‘노무현입니다’의 최종 스코어가 더욱 궁금해진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영화사 풀